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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스피노자의 <에티카>로 돌아왔습니다.

완수샘 말씀처럼 수학적 명제 형식으로 쓰여진 글이어서 읽을 때마다 기묘한 느낌입니다.   

<화엄경>을 읽을 때와는 또 다른 어려움. 

만만치 않은 두 개의 텍스트를 횡단하는 우리의 무모함이 뭔 일을 만들어내면 좋으련만. 


인간중심주의를 거부하는 두 텍스트에서 저는 만물의 결합 법칙,

그러니까 수많은 방식으로 수많은 것들이 만나고 헤어지기를 반복하고 있는 이 세계의 질서를 배우게 됩니다.

이 세계에서 인간은 (화엄의 언어로는) 비로자나불, (스피노자의 언어로는) 신의 무한하고 능동적인 활동력을 통해 생산되고, 비로자나불 혹은 신의 본성을 일정하고 결정적으로 표현하는 변용 또는 양태(정리10증명)에 불과하다는 것. 우리는 해체가 아니라 무수히 많은 결합의 질서 안에서 서로가 서로에 의지해 존재한다는 것.


"크기가 같거나 다른 일정한 물체들이 다른 물체들로부터 압력을 받아 서로 의지할 때, 

혹은 약간의 물체들이 같거나 혹은 다른 속도로 운동하면서 자신들의 운동을 서로 어떤 일정한 비율로

전달할 때, 우리는 그러한 물체들이 서로 연합되어 있다고 말하며

또 그 모든 것들이 다함께 하나의 물체 또는 하나의 개체를 형성하고 있다고 말한다. 

이 물체 또는 개체는 물체들이 이러한 연합에 의해 다른 물체들과 구별된다."(2부 정리13 주석 중 p.117)


불교에서 말하는 인드라망의 그물 비유가 연상되네요. 

스피노자는 인간들간의 연합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지요. 하나의 개체는 무수히 많은 관계를 통해서 생성됩니다. 이 우주 안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이 자신만의 고유한 운동을 서로에게 전달하고, 운동과 정지의 비율을 맞춰가는 관계를 통해 개체는 개체로 살아갈 수 있는 것이죠.  

그런 의미에서 스피노자에게 신은 초능력자, 심술쟁이, 지배자, 완성태가 아닙니다. 

시시각각 무한하게 결합하면서 무한한 방식으로 생산하고 있는 이 자연법칙 자체를 의미하는 것이죠. 


이런 앎이 내 몸으로 스며들면 내가 어떤 일들을 겪을 때 

나를 슬픔이나 원망의 감정들에 잡아 먹히지 않게 도와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숨을 들이쉬고 내쉬는 한 호흡 속에 이미 우주(비로자나불, 신)가 깃들어 있음을 기억해야 할 듯.


*다음 주에는 에티카 2부 정리14~23까지 읽고 공통과제 써오세요. 

키워드는 '상상'입니다. 


*7월20일 에세이 발표! 

법성게의 한 구절과 스피노자의 에티카에 등장하는 키워드를 연결시켜서 써보라고 하셨는데, 

어떤 주제들이 나올 수 있는지 각자 한번 생각해 보세요. 



  • 태람 2015.06.25 11:01

    간식은 수경언니가 준비해주십니당!

  • 수엉 2015.06.25 14:21

    뭐가 감동적임요////

  • 수영 2015.06.27 09:12
    '뭐가'가 아니라....'뭔가' 감동적이었다는 거였습니다>^<;;;;;;// 암튼 다들 씨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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