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때 어린 빅쿠들이 부처님을 친견하기 위해 다른 지방으로부터 사왓티의 제따와나 수도원에 왔다. 그들이 부처님에 곁에 앉아 있다가 아주 키가 작은 밧디야 테라가 그들로부터 그리 멀지 않은 곳을 통과하여 지나가는 것을 보았다. 그러자 부처님께서는 그 빅쿠를 가리키시며 이렇게 말씀하시었다.

 

"빅쿠들이여, 저기 키 작은 테라는 그의 아버지와 어머니를 죽이고 아무런 둑카 없이 자유로운 몸으로 편안하게 걸어가고 있도다."

 

그러자 빅쿠들은 부처님의 말씀이 얼른 이해가 되지 않아 잠시 어리둥절했다. 그러다가 아무래도 알 수 없어서 부처님께 조금 전에 하신 말씀이 무슨 뜻인지 설명해달라고 사뢰었다. 이에 대한 부처님의 설명은 이러했다.

부처님께서는 밧디야 테라가 모든 욕망과 교만 허영 삿된 견해와 여섯 가지 감각 기관에 대한 집착을 완전히 제거한 아라한이라고 말씀하신 것이었다. 부처님께서는 욕망을 어머니에, 교만을 아버지에 비교하시어 밧디야 테라가 이 두 장애를 제거했다고 하신 것이다. 이에 덧붙여 부처님께서는 자기 마음이 영원하다고 믿는 사싸따딧티(常見;상견)와 마음은 없다고 믿는 우쩨다딧티(短見;단견)는 두 명의 왕과 같고, 집착은 세리(稅吏), 여섯 가지 감각기관과 그 대상 여섯 가지는 왕이 다스리는 국토와 같다고 비유하시었다.

그리고 부처님께서는 다음의 게송 두 편을 읊으시었다.

어머니와 아버지를 모두 죽이고

두 임금을 죽이며

왕국과 세리를 파괴한 브라흐마나는

모든 둑카로부터 벗어나 자유스러워진다.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두 임금과 그의 모든 군대를 죽이듯,

다섯 번째 장애를 제거하기를

마치 득실거리는 호랑이를 제거하듯 한,

모든 둑카로부터 자유로운 브라흐마나가 저기 걸어간다,.

 

~~~~~~~~~~~~~~~~~~~~~~~~~~~~~~~~~~~~~~~~~~~~~~~~~~~

읽다가 빅쿠들과 똑같이 "아버지와 어머니를 죽이고~" 이런 글귀에서 깜짝놀랐습니다. 비교를 해도 왜 이렇게까지 심하게 하셨나 하는 생각도 들지만 한 분은 세상에 대한 권위를 또 한 분은 세상에 대한 욕망을 채워주신 분으로 대표해서 볼 수 있지 싶습니다. 자유로워지기 위해서는 가장 가깝고, 무섭고, 끈질긴 사람들로부터 벗어나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나 봅니다.

 

법구경2 349페이지까지 읽었습니다. 법구경 다음에 읽을 불경(7월 초 예상)은 부처님에 생애에 대한 서사를 담은  "불소행찬(1,2)"이라 하십니다.

  • 수영 2015.06.11 11:38

    왠지 계속 생각나 댓글을 안남길 수 없는.... 다른 게 아니라 샘의 덧글에서 완수샘 목소리가 들립니다~.~ 놀랍도다!

  • 만두 2015.06.15 10:39

    욕망과 교만은 그만큼 끊기 어렵다능?

  • 수엉 2015.06.15 13:26
    글 남기러 들어왔다가 깜놀요ㅎㅎㅎ 이렇게 뜬금없는 타이밍의 댓글이라니! 아무튼 그렇게 읽을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리고 완수샘 이야기처럼 욕망과 교만이라는 것들이 아버지나 어머니처럼, 우리 자신에게 가깝고 또 때로는 우리 자신을 가능하게 해주는 것처럼 보이는 것들과 관련있는 문제라는 것도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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