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삘로띠까띳사 테라 이야기 (게송 143, 144)

 

어느 때 아난다 테라는 탁발을 하다가 길거리에서 아주 초라한 누더기를 입고 찌그러진 그릇에다 음식을 구걸하는 소년을 보고 깊은 동정심을 느껴 그를 데라다가 사마네라를 만들었다. 그러자 그 사마네라는 자기가 구걸 다니며 입던 초라한 누더기와 찌그러진 그릇을 보자기에 소중히 싸서 수도원 뒷산 나무에 매달아 두는 것이었다. 그는 나이가 들어 정식 빅쿠가 되었을 때 삘로띠까띳사라고 불리었는데, 그 이유는 그가 소년 시절 아주 초라한 옷을 입었기 때문이었다.

 

빅쿠가 된 이래 그는 이제 과거처럼 굶주리거나 헐벗지 않아도 되었으므로, 그로서는 모든 문제가 아주 잘 풀린 셈이었다. 그런데도 그는 때때로 빅쿠 생활보다는 차라리 구걸을 하며 살던 때가 더 좋았던 것이 아닐까, 그러니 계를 반납하고 다시 옛날의 거지 생활로 돌아가 버릴가 하는 생각이 떠오르곤 하는 것이었다. 그럴 때마다 삘로띠까는 누더기 옷과 찌그러진 그릇을 매달아 놓은 수도원의 뒷산으로 올라가 다음과 같이 자기를 꾸짖었다.

 

"부끄러운 줄도 모르는 어리석은 자여! 너는 잘 먹여 주고 재워 주며 입혀 주고 또 존경까지 해주는 이곳을 정녕 떠나고 싶은 것이냐? 너는 헤진 누더기 옷을 다시 걸치고 찌그러진 그릇을 손에 든 채 천대와 멸시를 받으면서 정처 없이 이곳저곳으로 구걸을 다니겠다는 것이냐?"

 

그는 이런 말로 자기 자신을 꾸짖어 마음을 가라앉힌 다음 다시 수도원으로 돌아오곤 했다. 그러나 이삼일쯤 지나면 또 그런 생각이 나는 것이어서, 그는 다시 그곳으로 가 전과 같이 스스로를 구짖으며 마음을 가다듬었다.

 

그는 이 같은 마음의 갈등을 자주 느꼈기 때문에 수시로 수도원 뒷산을 오르내렸다. 그러자 다른 빅쿠들이 그의 행동을 이상하게 여겨 저기에 자주 가는 까닭을 물었고, 그대마다 그는

"스승을 뵈러 갔었습니다."

하고 대답했다. (누더기 옷과 찌그러진 그릇이 그에게는 스승이었으므로)

 

그는 이같이 자신을 다잡아 가며 자기 마음의 변화를 예의 관찰하였고, 수행 주제를 누더기 옷에 두어 열심히 정진했다. 그 결과 그는 마침내 오온이 무상한 것을 깨달아 아라한이 되었다.

 

그 다음부터 삘로띠까띳사는 더 이상 옛날처럼 누더기 옷과 찌그러진 그릇으 있는 곳에 가지 않았다. 다른 빅쿠들은 그것을 이상하게 여겨 삘로띠까에게 질문해 왔다.

"형제여, 당신은 왜 이제는 스승에게 가지 않는 거요?"

그러자 삘로띠까는 이렇게 대답하는 것이었다.

"스승이 필요했을 때는 나는 스승을 찾아가야 했지만 이제 나는 스승이 필요없게 되었습니다."

 

이 대답을 듣고 빅쿠들이 가만히 생각해 보니 그 말은 그가 이미 아라한이 되었다는 뜻인지라 삘로띠까 빅쿠가 자기들에게 큰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빅쿠들은 부처님께 가서 이렇게 사뢰었다.

"부처님이시여, 저 빅쿠는 간접적인 어법을 통해서 자기가 아라한이 되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는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자 부처님게서는 그 빅쿠들을 꾸짖으시며 이렇게 말씀하시었다.

"빅쿠들이여, 삘로띠까는 거짓을 말하고 있는 것이 아니며, 그는 지금 진실을 말하고 있느니라. 그는 그가 말한 그대로 옛날에는 스승이 필요했지만 이제는 과거에 그의 스승이었던 그것들이 필요없게 되었느니라. 빅쿠들이여, 삘로띠까띳사는 스스로 자신을 지도하고 경책하고 꾸짖고 달래면서 열심히 수행 정진하였고, 그리하여 마침내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릇된 것인지를 알게 되었으며, 사물의 원인과 결과가 어떠한지 그 성품을 바르게 보아 생사윤회의 근본을 깨달아 아라한이 된 것이니라. 그러므로 그는 이제 그의 옛 스승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게 되었느니라.

 

그리고는 부처님께서는 다음 게송 두 편을 읊으시었다.

 

이런 사람은 실로 흔치 않다.

악행으로부터 자기를 억제하고 부끄러움을 알며

스스로 깨어 자기를 다스리나니

마치 준마에게 채찍질할 이유가 없듯

이런 사람에게도 그러하다.

 

좋은 말이 몸에 채찍이 닿기만 해도 힘차게 달리듯

계속되는 생사윤회에 경각심을 일으켜 부지런히 정진하여

신심·계행·노력·마음 집중, 그리고

담마의 정확한 식별의 지혜를 갖추어 수행했기에

그는 한량없는 둑카를 모두 떨쳐 버렸다.

 

 

 

 

 

-------

 

전에 <잡아함경> 에서, 수행을 하다 자신의 옛 부유한 시절을 그리워 하며 세속으로 돌아갈까 생각하는 비구가 나왔었습니다.(부처님은 그의 조급하거나 느슨한 마음들을 일깨웁니다.) 그건 왠지 그럴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근데 이번 비구는 자신이 옛 시절 비천한 생활을 했던 거지였는데도 그 때가 좋았던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합니다.(깜놀!) 부자였든, 뭐였든 별 상관이 없는가 봅니다. '그 때가 더 좋았지 않나. 그 때로 돌아가 버릴까'하는 것도 우리가 쉽게 걸리곤하는 마음의 습관같은 것 아닐지. 지금에 대한 불만족에 빠질라 치면 거지 생활조차 미화(?)될 수 있다는 것. 이 비구는 그런 마음이 날 때마다 자신의 옛 물건들을 둔 곳을 다시 찾아가, 스스로 꾸짖기도 하고 달래기도 하면서 그런 마음에 다시 붙들리지 않을 때까지 정진하였다고! 

 

-------

 

불경읽는 일요일 - <법구경> 벌써 1권이 거의 다 끝나갑니다. 다음 주에는 1권 남은 부분 마저 읽고 2권까지 읽을 예정. 그리고 <법구경>이 끝나면 <대반열반경>을 읽어보려 합니다. 부처가 열반하였을 때의 사건을 중심으로 서술된 경이라고 합니다(오~~~00~~~ 궁금하시죠?!^^).

아무튼 일단 <법구경>을 쭉 잘 읽어 가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일요일에 만나요~!

 

 

  • 수경 2015.05.13 13:14

    세미나는 부담스럽다, 불교n은 어려울 것 같다, 주중에는 아무래도 바쁘다, 이런저런 이유로 주저하시는 분들께 권하는 완소아이템!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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