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6.27 12:41

3학기 수업 끄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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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도 안 되는 일이지만 사실입니다. 끝나버렸습니다.... 이제 에세이 발표만 남았습니다.... 아직 '원한' 감정도, '금욕주의적 이상'도 잘 모르겠는데 말입니다 ㅜ

에세이 발표는 7월 8일 오후 2시 30분부터 새 공간 혜화동 벽돌집 2층에서 진행됩니다. 다음 주에는 이사 후 가열차게 에세이 준비하도록 합시다 ㅜ 

당일에 간식은 참가자 각자 준비해오시는 걸로~

지난 수업 후기는 제리 언니. 저는 떠오르는 것만 조금 적어둘게요.



지난 시간에는 제3논문을 읽고 성직자, 현대과학, 역사학에서의 '금욕주의적 이상'에 대해 정리했지요. 대단한 이야기들이 많았는데,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불교에서도 그렇듯 니체는 고통을 사실이 아니라 하나의 해석된 것으로 여긴다는 거. 인생을 통틀어 인간을 괴롭힌다 여겨지는 숱한 문제들- 병과 죽음, 이별, 상실 등등을 그 자체 악, 나쁜 것으로 해석해 부정하는 바로 그것이 문제라는 거. 말하자면 우리가 인식하는 모든 것들이 그 자체로 대상에 대한 객관적 표상이 아니라 일종의 해석의 결과라는 겁니다. 고로 관건은 해석된 결과가 아니라 해석의지를 봐야 한다는 것, 해석의 전제를 봐야 한다는 것. 해석 의지를 통해 니체는 강자와 약자를 구분한답니다. 그러니까 결코 힘의 강약이 아니라는 사실. 


<일리아스>의 戰場에는 확연히 구분되는 두 부류가 있었죠. 누군가는 죽기를 각오하고 그 자리에 남는데, 누군가는 죽음을 두려워해 그곳을 떠납니다. 이 둘을 도덕적 잣대로 평가하는 건 호메로스의 관심사가 아닌 듯합니다. 다만 전장의 영웅이 됨으로써 인간으로서 얻기 힘든 불멸성을 획득하고자 하는 누군가가 있고, 그보다는 생명을 보존하려는 의지가 더 강해 그곳을 벗어나 일상으로 돌아가려는 누군가가 있을 뿐이죠. 

생각해보면 대개의 예술작품 속 비극의 주인공들은 전자에 해당하지요. 오이디푸스도 그랬고, 셰익스피어의 인간들도, 도스토예프스키의 인간들도 그랬습니다. 그들 모두의 공통점이라면 '끝까지 가버리는 자'가 아닌지. 신체 위에서 승리한 힘 의지가 그들로 하여금 자신의 소명을 받아들이기를 - 그곳에 남아 모든 힘을 소진하기를, 그럼으로써 명예롭게 죽기를 명령한 거죠. 니체는 바로 이런 이들을 '강자'로 여깁니다. 힘이 세서 강자가 아니라, 자신의 해석을 통해 삶을 충만한 것으로 만드는 존재, 예측 불가하고 고정되지 않은 삶을 그 자체로 긍정하는 존재그러니까 강자이기에 그는 생존에 집착하지 않는 셈이죠.

이와 대비되는 존재가 3논문의 성직자들처럼 금욕주의적 이상에 사로잡힌 사람들입니다. 금욕주의적 이상이란 무엇인가? 한 마디로 고통은 그 자체로 '실재'하며 더군다나 '나쁜 것'으로서 존재한다고 믿고, 고통 없는 세상을 꿈꾸는 것이랍니다. 성직자들은 현세의 고통은 내세의 영원한 지복을 위한 것이므로 받아들이고 참아야 하며, 그 방법으로서 금욕을 설파하지요. 이에 감각적인 모든 것, 충동, 의욕 따위가 모두 부정되고 억제되기에 이릅니다. 

그런데 여기서 재미있는 건, 이런 금욕주의적 이상에 사로잡힌 자들이야말로 누구보다 삶에 집착하는 자들이라는 거예요. 내세를 꿈꾸는 존재인데도 삶에 집착한다니 이상한 말이지만 사실이 그렇습니다. 애초 내세가 발명되어야 했던 것이 지금의 삶을 견디기 위한 것이었으니까요. 삶을 새롭게 해석해 스스로 고유한 의미를 부여하지 못하는 자들은, 딱 그만큼 지금의 삶을 어떻게든 움켜쥐고 가려 합니다. 왜냐하면... 달리 방법을 알 수 없으니까요. 그나마 한 가지 선택지가 있다면 그것은 허무주의적 귀결로서의 자살(영웅이 택한 죽음과 다르다는 건 말 안 해도 아시리라 믿고) 

요컨대 그들은 지금의 삶을 힘겨워하는 그만큼 이를 견디기 위해 무언가를 필요로 합니다. 허나 그것을 몸소 해석해내는 대신 '이미 해석된 것'을 받아들이는 방식으로 그 의지는 발휘되었고,,, 여기에 제대로 들어맞은 것이 기독교적(허무주의적) 세계관. 이런 이를 니체는 '약자'로 규정하죠. <일리아스>에서 생존을 위해 전장을 빠져나온 사람들이 바로 이 경우. 이렇게 해서 살아남은 자가 만약 승리를 말할 수 있다면 그것이 아큐의 '정신승리법'과 다를 게 없다는 게 채운쌤 말씀이었습니다. 신체/생명을 구성하는 다양한 충동들을 무시하고 얻게 된 결과물이니 확실히 그렇겠네요. 


니체를 읽으면 읽을수록 쓰면 쓸수록, 나는 확실히 약자인가봉가 생각하게 되는 나날입니다.

에세이를 준비하면서는 조금 달리 생각해볼 수 있을까요? 최소한 에세이에서 우리가 우리의 해석의 전제를 과감히 탐구하길 시도해본다면요.

이번 에세이의 대주제는 '나를 탐구하기'입니다. 니체의 키워드를 통해 우리들 각자를 샅샅이 해부해봅시다.

...그럼 그때까지 안녕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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