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5.28 17:46

0603 수업 공지

조회 수 444 추천 수 0 댓글 2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다들 아시다시피 플라톤의 <국가론>에서 전제는 우리는 '이성'을 통해 '올바름'에 대한 '앎'을 획득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 같은 전제에서 출발해 플라톤은 소크라테스의 입을 빌려 올바른 나라, 올바른 통치에 대해 설하는데요. 이게 훗날 모어나 캄파넬라, 베이컨 같은 '유토피아주의자'들에게 좋은 모델이 되었지요. 모두가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올바른 국가의 건설이 플라톤을 비롯한 모든 유토피아주의자들의 염원이었습니다.

 

  지난 시간에는 <니체와 철학>의 몇 장, 그리고 <선악의 저편> 5, 6장을 함께 읽었습니다. 주요 키워드는 인식, 사유, 적극적인 힘과 반응적 힘. 간단히 말하면 이렇습니다.

  플라톤은 이데아를 설정함으로써 삶에 '올바름'이라는 표상을 도입했고, 이에 그 올바름을 사유함으로써 삶에 복종하는 것을 사유로 만들었다는 것. 그런데 이것은 곧 니체가 '철학자'와 대비되는 '학자' '지식노동자'들의 모습이기도 합니다. 니체의 눈에 비친 학자는 삶을 온통 인식의 대상으로 만들어버렸고, 그럼으로써 그들 자신 개념의 중력에 의해 한없이 무거워지고 만 존재랍니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진리, 이성을 통해 획득할 수 있는 진리죠. '이게 진리인가? 저게 진리인가? 무엇이 더 진리에 가까운가?' 하고 그들은 시종 묻는다는.

  그런데 그와 같이 진리를 찾아 헤매는 자는 결국 삶에 등돌리는 자, "삶에 반대하는 삶"을 원하기 십상입니다. 왜냐하면 언제나 (이미 인정되어 온)사실에서부터 출발해 달리는 근면한 노동자는 결코 삶을 그 자신의 힘으로 해석하려 들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들에게 이미 세상은 거대한 것, 피할 수 없는 것, 고난이고 강제입니다. 그러니 학자는 그 비밀을 파헤쳐 진리를 움켜쥐어야 합니다. 그들에게 있어 자기 몸 위에서 약동하는 온갖 힘들과, 시시각각 변하고 만들어지고 사라지는 세계는 한낱 환상에 불과합니다. 진짜 삶은 다른 세계에 존재합니다...

  이렇게 볼 때 어쩌면 플라톤이 철학자가 지배하는 말도 안 되는 나라를 고안해낸 것은 당연한 수순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올바름에 대한 플라톤의 강한 신념은 그를 (들뢰즈 식의)'사유'가 아니라 진리에 대한 '인식'의 길로 이끌었습니다. 매순간 해석되어야 하는 것이라면 그것은 본질이 아니고 따라서 올바른 것이 아니죠. 올바른 세계는 그러므로 지금 우리가 깨지고 구르는 이곳이 아니라 인간의 이성을 통해서만 만날 수 있는 어떤 것이 됩니다.

 

<니체와 철학> p.177

다른 세계, 다른 삶을 원하는 자는 보다 더 심오한 어떤 것을 원한다. 바로 <삶에 반대하는 삶>을. 그는 삶이 고결하게 되길, 그것이 자신을 수정하고, 외관을 수정하길, 그것이 다른 세계로의 이행의 구실을 하길 바란다. 그는 삶이 자기 자신을 부인하고 자기로부터 등을 돌리길 원한다: <힘을 고갈시킬 정도로 힘을 약화시키려는 시도>. 도덕적 대립 뒤에 그처럼 어떤 다른 종류의 모순, 즉 종교적이거나 금욕적인 모순의 윤곽이 드러난다.

 

  들뢰즈의 말에 따르면 인식과 달리 사유는 삶에 차이를 도입하는 것. 말하자면 매순간 삶을 해석하는 것, 매순간 삶을 창조하고자 하는 것, 이것이 곧 사유랍니다. 여기서 문제시되는 것은 더 이상 진리가 아니라, 삶을 어떻게 긍정할 것인가 하는 것. 그런데 이것은 니체가 말한 미래 철학자들의 이미지이기도 합니다. 삶을 부정해 다른 삶, 다른 세계로 나아가고자 끊임없이 기웃대고 땅을 내려다보는 자들로부터 한참 뒤에 드디어 대지 위에서 중력과 더불어 춤추는 자, 의외의 사건들 앞에서 한바탕 웃을 수 있는 자(미친놈이 아니라 삶을 해석할 수 있는 역량을 지녔다는 의미;)가 출현하리라고 그는 말하죠. ...그러려먼 善業을 쌓아야 한다는 알쏭달쏭한 결론으로 6장이 끝납니다만... 이건 각자 함 해석해보는 걸로ㅋㅋ

 

 

다음 시간에는 맨 마지막 8, 9장 함께 읽습니다. 9장 제목은 '고귀함이란 무엇인가?' 이에 맞춰서 고귀함 내지는 위대함에 대해 각자 정리해보는 걸로. 그와 대비되는 천박함, 왜소함을 염두에 두면서.

그리고 복습을 겸해 224번, 225번, 228번, 230번 글 다시 한 번 읽어오라는 당부도 있었죠. 잊지 맙시다^^

 

지지난 수업부터 각자 읽은 곳에서 인상적인 대목을 낭송하고 그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이거 꽤 재미난 듯 합니다. 다음 주에도 요 코너는 이어집니다. 준비합시다~

 

후기는 제리언니

간식은 쿤우쌤+혜경쌤

 

다음 주에 만나효~

 

 

   

  • 수영 2015.06.01 17:39

    음... 내용에 대해 뭔가 덧글을 달고 싶으나..........

    음, 그 인상적인 대목 낭송하는 거 포춘쿠키 빼먹는(?) 것 같은 기분임미다;~^~//

  • 수경 2015.06.03 12:44
    내용에 대해 코멘트하고 싶으나 하지 못할 때 그 마음 나도 잘 알지... ㅋㅋㅋ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니체 4학기 개강] 이 사람을 보라! file 수경 2015.06.11 1114
공지 [니체3학기] 니체의 계보학- 선악의 저편 / 도덕의 계보 file 수경 2015.03.26 2570
공지 [절차탁마] 니체를 읽자(10.1개강) 36 채운 2014.08.19 34101
193 0624수업후기 제리 2015.06.28 558
192 3학기 수업 끄읏~!! 수경 2015.06.27 514
191 0617 수업 후기....! 1 문정 2015.06.22 482
190 0624 수업 공지 2 수경 2015.06.19 476
189 0617 수업 공지 + 지난 수업 후기 수경 2015.06.13 611
188 0603 수업후기 <2> 3 김덕순 2015.06.06 664
187 0603 수업후기 <1> 2 김덕순 2015.06.06 485
186 0610 수업 공지 수경 2015.06.04 409
185 0527 수업후기 1 jerry 2015.05.31 456
» 0603 수업 공지 2 수경 2015.05.28 444
183 150513 선악의 저편 5-6부 후기 4 문정 2015.05.17 627
182 0527 수업 공지 1 수경 2015.05.14 493
181 후기- 수영 2015.05.11 716
180 0513 수업공지 1 수경 2015.05.08 735
179 0429수업 후기 +0506 수업 공지 수경 2015.04.30 487
178 0429 수업공지 수경 2015.04.24 438
177 3학기 개강합니다 4 수경 2015.04.20 466
176 4월 15일 에세이 발표, 22일 3학기 개강! 수경 2015.04.11 444
175 3월 25일 후기 1 file jerry 2015.03.30 815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Next
/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