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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이번 주 후기 담당인 관계로 후기와 공지를 겸해보겠습니다. 후기부터 올릴까 했으나, 몇몇 분들은 못 참고 공지마저 못 보는 불상사가 생길까 우려... 공지부터 하겠습니다.


다음 주에는 <선악의 저편> 2, 3장 읽어오시면 됩니다.

채운 쌤 말씀하셨듯, 분량이 적으니 수업만 참여하시는 분들도 매일 조금씩 읽기를 시도하신다면 얼추 다 읽고 오실 수 있을 거예요.


다음 주 간식은 원일 쌤+제리 언니 되겠습니다.


자, 후기 나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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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악의 저편> 본편(?)이 시작되었습니다. 그간 <차라투스트라> 스타일에 나도 모르게 익숙해져버렸던지 이번에 책 읽으면서도 좀 고생을 했는데, 수업 시간에도 그게 그런 말이었어?’라고 놀라길 몇 번이었는지.

입버릇처럼 하는 소리지만, 차차 나아질 테니 걱정하지 않아요 ㅋㅋ

 

지난 주 인트로 강의에서도 들었죠, <선악의 저편>은 니체 시대 현대성과의 싸움이랍니다. 1장에서는 특히 현대 철학에 대한 논쟁적 사유를 볼 수 있죠. 그럼 현대 철학이란 대체 무엇? 니체는 진리에의 의지를 전제로 한 것이라 말하죠. 그러니까 철학자들은 소리 모아 말한답니다. 무엇이 진리지? 진리를 알아야 해! 이에 니체는 그들이 원하는 대답이 아니라, 그들이 한 번도 물은 적 없는 질문을 되돌려줍니다. 어째서 진리를 원해야 하는데? 진리의 가치가 뭐길래? 진리란 곧 가치 있는 것이라고 믿는 철학자들에게, 진리가 무슨 가치가 있느냐 묻는 거죠.

 

<비극의 탄생>에서부터 니체가 줄곧 붙들고 있는 인식의 문제와 이 질문을 연결해보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플라톤(이데아), 칸트(물자체) 등의 사유의 출발점은 한마디로 불변의 진리에로의 회귀죠. 쿨렁대는 삶 너머에는 불변의 진리가 있다, 이를 찾아야 한다, 이 같은 사고방식. 하여 거짓이고 기만인 삶은 부정되고, ‘삶 바깥의 또 다른 삶은 불변하는 것으로서 추구되고 절대시됩니다.(여기서 형이상학과 기독교적 세계관이 만난다고 했었죠) 이렇듯 삶은 진리를 인식하는 것보다 하급한 것, 부정할 만한 것이 됩니다.

니체가 보기에도 삶은 본디 거짓이고 기만입니다. 하지만 이는 윤리적으로 따질 문제가 아니라, 존재론적 토대라고 본다는 점에 니체의 혁명성이 있다는 게 채운 쌤 설명. 하나의 진실이 있다? 진실을 알아야 한다? 하지만 무엇이 진실인가요? <선악의 저편>에서 말하길 철학자가 논증을 통해 펼쳐 보이는 세계 역시 그 철학자의 신체가 세계를 감수(感受)한 결과일 따름입니다. 과학자가 설명하는 우주 역시 특정한 시공간에서 특정한 신체가 감수하고 해석해낸 세계에 다름 아닙니다. 이전부터 종종 보아온 문장입니다만, 니체는 모든 것은 해석이라고 말합니다. 해석이란 무엇인가? 스피노자 스타일을 가미(?)해 답한다면, 외계와 만난 신체가 변용되면서 생산한 이미지죠. 그러니까 그건 정답이 아닙니다. 하지만 오답도 아니죠. 정답도 오답도 없는 곳이 바로 우리가 사는 세계입니다. 정답을 추리고 오답을 쳐내는 현대 철학에 맞서 니체는 지금 모든 것이 해석이라 대응함으로써 생명을 복권시키고자 하는 것.

 

이런 니체의 주장을 위해 사용된 일종의 도구로서 관점주의를 보자는 게 채운 쌤 설명. 오직 관점들이 있을 뿐입니다. 누구의 관점이 옳고 누구의 관점이 틀린 게 아닙니다. 수많은 관점들이 있을 뿐이죠.

헌데 이렇게만 말하면 이거, 상대주의랑 뭐가 달라? 싶죠; 그래서 관점주의가 진리자기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는. 너의 해석이 있고 내 해석이 있다, 이런 문제가 아니라, 본디 삶은 가상(현상된 것)이라는 것, 생명체의 모든 판단은 그의 해석이라는 것, “삶의 조건으로 비진리를 용인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

하지만이렇게 다 다르다, 답은 따로 없다,에서 그쳐버리면 맥 빠지죠. 그럼 우리가 달리 애쓸 것은 없는 건가? 그냥 이렇게 살면서 해석하면 되는 건가?

물론 아니랍니다. 수업시간에 언급된 강한 관점약한 관점이야기가 개인적으로 인상적이었는데요. 저도 그렇고 대개의 인간들은 이질적인 관점을 수용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약합니다. 우리는 한 번 판단한 뒤로는 줄곧 그것을 고수하는 버릇이 있지요. 매번 비슷한 일에 같은 인과를 재가동시켜버립니다. 철학자들이 진리를 도그마화한다고 욕할 게 못된다는;

바로 이렇게 되었을 때 삶은 견딜 수 없는 것이 되는 것 같습니다. 도무지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약한 신체, 관점들이 빈약하기 짝이 없는 존재는 삶에 대한 원한 감정으로 가득 차게 되지요. 어쩌면 니체는 현대 철학자야말로 이런 사람이라 말하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다면 가상인 삶을 그대로 받아들인다는 건 어떤 경지일까요 대체? 채운 쌤에 따르면 이 역시 다른 관점들을 받아들일 수 있는 능력과 연관됩니다. 낯선 것, 다른 것을 쳐내는 게 아니라 감수함으로써 우리는 삶을 사랑할 수 있게 된답니다. 강한 관점의 소유자야말로 운명을 사랑한다!

니체의 이런 주장을 접하고 나면 정말이지 이데올로기 같은 건 큰 문제가 아니구나, 새삼 생각하게 됩니다. 무엇보다도 자신들의 진리를 절대시하는 그 태도로부터 모든 문제가 발생하는 거였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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