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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간에는 도스토예프스키의 가장 서정적인 작품으로 알려진 <백야>와 더불어 <꼬마영웅> <크리스마스 트리와 결혼식>... 에또... 도스토예프스키의 열혈팬임을 절절이 보여준 츠바이크의 <도스토옙스키를 읽다>를 함께 읽었습니다.

세 단편을 읽으면서 역시 도 선생님이 발군의 실력을 보여주는 것은 장편에서구나 싶었고요. 그래서 이런 질문이 생겼지요. 대체 단편과 장편의 차이는 무엇인가?! 단지 분량의 길고 짧음은 아닐 거라고, 번역된 언어를 보면 아예 둘은 다른 장르라고(로망스 / 노벨레), 단편에서는 주인공이 결국 무엇을 해버릴지를 보여주기 직전에서 멈추는 것 같다고... 대략 이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이어서 단편이, 주인공이 놓인 세계의 스케치와 그 앞에서 주인공의 반응을 보여주는 것으로 끝난다면, 장편에서는 드디어 주인공이 문제 해결을 위해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보는 것 아닌가 뭐 이런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국문학도인 지수가 단편에서 발군의 실력을 발휘하지만 장편을 쓰라고 가둬놓다고 영 맥을 못 추는 작가 김승옥 이야기를 했던 게 기억나네요.

암튼... 그래서 결론은, 도 선생이 창조한 인물들은 벼랑의 끄트머리까지 간 뒤 무언가를 하고 하고 또 하는 인간들인지라 단편에서는 진가를 발휘하지 못한다는 거죠. 저는 페데리코 펠리니의 영화 <백야>를 보고 엄청 좋았던 기억이 있는데, 정작 도 선생의 단편에서는 영화가 보여준 그 아름답고 몽환적인 이미지가 영 보이지 않더라는! 도 선생은 풍광 묘사에 능한 작가가 아니라는 데 다시 한 번 생각이 미쳤답니다. 그의 천재성은 고통 받는 인간에 대한 처절한 묘사를 통해 드러나지요. 

한편 츠바이크의 에세이는 우리 영은언니를 엄청나게 열광케 했습니다. 한 작가를 이렇게 열렬히 사모할 수 있다는 것, 그래서 열심히 공부한 끝에 글까지 남길 수 있다는 것을 츠바이크가 아주 잘 보여준 것 같습니다. 피 묻은 손으로 세계 위의 돌을 옮기는 어두운 인물들이 어째서 윤리적인 존재들인가에 대해서 남다른 열정을 가지고 츠바이크는 설명해 보이고 있었지요. 세계는 혼란이고, 그는 지켜야 할 전통이 없으며, 그러므로 그 스스로 모든 것을 만들고 세워야 한다는 것, 바로 여기에 도스토예프스키의 고통받는 인간의 존재론적 토대가 있다... 대략 이런 독해였던 것 같습니다. 

참, 렘브란트가 빛과 어둠의 화가였던 것처럼 도스토예프스키가 딱 그렇다는 말도 기억에 남아요. 

처음에는 어둡고 약간 그늘진 윤곽들은 우연한 것이 아니라 의도된 것이다. 우리는 마치 어두운 방안을 들어가듯 그의 소설로 들어간다. 윤곽만이 보이고, 정확히 느낄 수 없는 불분명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익숙해지는데, 눈은 그만큼 예민해진다. 렘브란트의 그림처럼 깊은 여명으로부터 섬세한 영혼의 흐름이 인물들에게서 빛나기 시작한다. 인물들은 열정에 빠지고 나서야 빛을 향해 다가선다.” (128)



자, 이번 시즌 세미나가 거의 마지막에 다다랐습니다. 모두 끝까지 분투해보아요~ 

다음 시간에는 <아저씨의 꿈>을 읽고 만나지요. 공통과제 다들 잘 써오시길^^

간식은 지수가 준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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