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4015 야전과 영원 56절 ~66p

by 윤차장 posted Apr 15,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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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오해야 하는 범죄자, 왕을 향한 반역자에 대해서, 민중은 격노하고 폭력을 휘두르고 매도하여 이 형 집행에서 한 몫을 한다. 그러나 여기에는 기묘한 애매함이, 양의성(兩義性)이 출현한다. 이 점이야말로 민중은, 그들을 전율케 하고자 고안된 처형의 구경거리에 유인되면서, 처벌권력에 대한 거부를, 때로는 단호하게 반항도 실행한다. 부당하다고 생각하는 처형을 방해하고, 사형집행인의 수중에서 사형수를 탈취하고, 강제로 수인의 특별사면을 획득하고, 때로는 집행인들을 쫓아가 공격하고, 아무튼 재판관을 매도하고, 판결에 대해서 불복하며 큰 소란을 피우고, 이런 모든 상황이야말로, 신체형의 의례를 자주 포위하고, 가로지르고, 전복시키는 민중의 실천인 것이다.수형자들은 지금 여기에서 왕의 위대한 반격을 받고 있다. 그렇다면 그는 왕의 거대한 힘에 홀로 맞서고 있는 셈이다. 죄의 억울함이 의심된다면 더군다나, 그의 모습은 어떤 종류의 용감함을, 영웅적인 뭔가를 몸에 휘감게 된다. 거기에서 갑자기 일어나는 것은 왕과의 게르만적인 결투를 치르는 이 사람에 대한 격려이고 환호성이고 동정이고 갈채이고 칭찬인 것은 당연한 이치이다. 모인 군중들이 보고 듣기를 원하는 것은 그의 반항하는 행동과, 저주의 말이다. 군중이 처형대 주변에서 북적거리는 것은, 사형수의 고통을 목격하기 위해서나, 집행인의 맹렬한 행동을 부채질하기 위해서 뿐만이 아니다. 이미 빈털터리가 된 사형수가 재판관을 법을 권력을 종교를 저주하는 목소리를 듣고자 하기 때문인 것도 있다. 처벌을 받고자 하기 때문에, 사형수는 이미 무엇을 해도 금지도 처벌도 받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