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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세미나 시간의 주요 화제는 단연 원자들의 비껴남 운동과 자유의지였습니다! 강의 시간에는 되게 중요하게 다뤄졌던 것 같은데, 막상 책에서는 생각했던 것보다 짧게 다뤄진 것 같아 샘들 모두 의아해 하셨죠. 강의 없이 이 책을 만났다면 그냥 지나쳐 버렸을 거라 말할 만큼요. 어쨌든 원자는 그 무게 때문에 아랫방향으로 직선운동을 할 뿐이라는 데모크리토스에 맞서, 루크레티우스는 원자들 스스로 정해진 직선 경로에서 벗어나 다른 충돌을 이끌어낼 힘인 ‘자유의지’를 설정합니다. 다들 재밌어 하셨던 건 루크레티우스가 자신의 자유의지 이론을 증명하는 논리였는데요. 그 논리는... ‘원자들이 비껴남 운동을 하지 않는다고 눈으로 확인하지 않은 상태에서 그것을 부정할 순 없다~.’ 였죠. -.- 뭔가 부실해 보였지만, 결국 이 글은 루크레티우스의 자연에 대한 자신의 해석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그러면서 루크레티우스 참 대단하다.. 원자들의 운동에서 어떻게 자유의지를 얘기하는 데 까지 이를 수 있는지, 그렇게 보면 원자는 루크레티우스의 사유의 중요한 출발점이었구나...생각했죠.

 

 그러면서 지난 강의 시간에 숙영 쌤이 하셨던 질문을 다시 떠올려 봤어요. ‘개체들의 자유의지에 의한 일탈도 결국은 운명 안에 있는 것이 아닌가?.. 결국 자유의지란 없는 게 아닌가..?’ 하지만 이는 우리의 우연과 필연, 운명에 대한 오해가 불러온 질문이었습니다. 우연, 필연, 운명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았는데요... 일단 절대적인 우연과 필연은 없다! 우리의 의지로는 어떻게 할 수 없는, 외적인 힘만 있을 뿐이다! 그니까 우연과 필연 모두 자연이라는 우리의 외적인 힘일 뿐인거죠. 또, 운명을 결정론적인 것으로 이해하면 곤란하다는! 운명은 우리가 태어나면서 갖게 되는 어떤 기질, DNA 코드 같은 거다. 이것은 어떤 삶의 조건을 만나느냐에 따라 다르게 발현되는 거다. 그렇다면 개체들의 자유의지에 따른 일탈은 당연히 운명 안에 있겠지만 결정되어있는 것은 아니다.. 에피쿠로스 학파는 ‘개체의 운동적 측면’, 즉 ‘개체’에 중심을 두고, 개체들의 우발적 마주침으로 삶을 해석한다. 그렇다면 인간의 삶이 신의 섭리를 따른다고 주장하는 스토아 학파는 어떻게 이해해야 되는 건가? 결정론은 아니다. 그들은 개체가 그리는 삶의 궤적을 다른 것들과의 연관 속에서, ‘연기 조건’ 안에서 파악하려 한다. 에피쿠로스 학파보다 전체적인 관점에서 삶을 해석한다. 그럼, 그 개체들의 우발적 마주침도 결국은 연기조건 속에 있는 것이겠지? 란 질문에... 아마도 그렇겠죠? 라고...^^;; 개체들의 자유의지를 얘기한 루크레티우스가 너무 좋다~.. 그의 철학은 당시에 왕과 같은 높은 신분의 사람들에 대한 저항철학, 또는 해방철학이 되었을 것 같다...는 감탄이 흘러나왔더랬죠. 

 

 그 다음 얘기했던 것은 루크레티우스가 말하는 ‘이성’에 대해서였어요. 루크레티우스는 신이 아닌 이성으로서 세계를 파악하려 했다고 하였는데, 그가 말하는 ‘이성’은 그에 대해 갖고 있던 생각과는 조금 달랐어요. 그의 ‘이성’은 감정을 배제한 지적인 부분만을 얘기하는 것이 아니었고, 오히려 감정이 생기는 자리로, 스스로 기뻐하고 아픔을 느낄 수 있고 이런 자극으로 육체적인 반응을 낳는 그 자체로 꿈틀거리는 무엇이었죠. 그동안 생각해왔던 이성이란 표상과 너무 달라서 이렇게 이해해도 좋은 건지... 했지만, 루크레티우스가 말하는 '이성'으로 그의 책을 읽어야 하는 게 맞지않나... 싶었죠. 이성을 영혼과 구분지은 것도 흥미로웠는데, 영혼은 이성의 명령을 따라 육체에 감각을 전달하는 전달자로 묘사되었죠. 영혼=불멸이라는 표상과 달리, 루크레티우스는 영혼이 필멸한다고 말하는 데서 또 놀라워하지 않을 수 없었는데, 그는 영혼이 육체에 퍼져 있기 때문에 육체가 사라지면 영혼도 같이 사라지고, 따라서 그는 죽음 뒤 사후세계는 없다고 굳게 믿었습니다. 단지 원자로써 흩어질 뿐. 이와 같이 사후세계는 없다는 그의 확고한 믿음이, 삶에서의 윤리를 치열하게 고민하도록 하지 않았을까...?! 하면서 세미나를 마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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