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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 우리 사는 꼬라지에 대한 것이 저희 조 조별 토크의 주요 테마였습니다. 심신의 차원 모두에 걸쳐 이토록 자연의 리듬과 차서를 무시하고 거스르며 살아가도 좋은 건지, 그럼에도 인간들의 수명은 날이 갈수록 길어지고 있는 건지 등, 자칫 꼰대스런 근심이나 푸념처럼 들릴 법한 말들을 하염없이 늘어놓다보니 그나마 짧은 조별 모임 시간이 훌쩍 지나가 버렸습니다. 누구는 이 시대의 비정상적인 활기를 살기라 보아야 한다고 했고, 또 누군가는 독기에 대한 내성이 갈수록 강해지고 있는 거라 말하기도 했습니다. 시간만 더 있었더라면, 아마도 우리는 끔찍한 디스토피아의 미래상을 펼쳐놓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인류라는 종은 또 어떤 식으로든 적응해 갈 테니, 모두 쓸데없는 걱정인 걸까요? (물론, 멸종을 향해 갈 수도 있는 거겠지요.) 아님, 할 수 있는 데까지 속도를 늦추거나 되돌려 보기 위한 노력들을 행해야 하는 걸까요? 답이야 결국, 각자의 방식대로 살아가는 것밖엔 없겠지만, 그게 또 순전히 개인적인 차원의 문제만은 아니라서 이렇게 우리는 밑도 끝도 없는 고민들을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에세이에 녹여내 보면 좋을 거 같기도 한데, 글쎄.. 쉬운 일은 아닐 듯싶습니다.

 

   지난 시간에 이어, ‘오운육기에 대해 살피는 가운데, ‘오행을 이루는 각각의 요소 또는 힘들이 갖는 성질이나 그것들간의 관계에 대해 공부했습니다. 목화토금수 각각에 대한 설명이나 그 흐름에 대해서는 완수샘께서 너무 정리를 잘 해 놓으셨기에 따로 적을 필요는 없으리라 생각되는데요, 그럼에도 에 대해서는 한 마디 하지 않을 수가 없을 듯싶네요. 아시다시피, 봄과 여름은 목과 화 기운의 작용으로 외부로의 발산과 확장이 이루어지는 시기인데 반해, 가을과 겨울은 감과 수 기운의 작용으로 응축과 종합이 이루어지는 시기입니다. 봄과 여름의 기운은 모두 양기운이고, 가을과 겨울의 기운은 음기운이라, 봄에서의 여름으로의 흐름이 자연스러운 만큼 가을에서 겨울로의 변화 또한 자연스럽습니다. 그런데,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것은 대립적인 두 기운이 부딪치는 일이라, 그 변화가 자연스러울 수는 없습니다. 화에서 금으로의 변화는 일종의 비약이 되는 셈이지요. 이를 두고, ‘금화교역또는 금화상쟁이라 하지요. 이같은 극적 대립을 막고 두 기운을 중화시켜주는 기운이 필요한데, 이 역을 맡는 게 라고 합니다. 계절적으로는 장하’, 늦여름에 해당하는 것이고요. 늦여름을 따로 설정하는 게, 다소 억지스러울 수도 있다 싶습니다만, 이는 저같은 사람의 계절감에도 부합한다고 생각해 아하하고 놀라워한 적이 있습니다. 8월말이나 9월 초의 숲에서 늘 적막감이나 자연의 침묵 같은 걸 경험한 적이 많았거든요. 뭔가 머뭇거리는 듯, 말없이 끌어안는 듯한 느낌 같은 거 말예요. 자못 신비스럽고도 장엄하게까지 느껴졌던 이게 뭘까 싶었는데, ‘오행론에 따르자면 바로 기운의 작동했던 거지요. 한마디로 대립하는 두 기운을 중화시켜주면서, 스무스하게 다음 차서로 넘겨주는 교량 역을 하는게 기운이라는 겁니다. 이렇듯, ‘의 역할을 통해, 여름에서 가을로의 승계가 설명이 되는데요, 그렇담 겨울에서 봄으로의 변화는 어떻게 설명해야 하는 걸까요? 갠적으로 이게 무지 궁금했는데요, 한동석 선생의 책을 보면 이거까지 를 통해 설명하는 거 같지는 않고, ‘에 특권적 역할을 부여하고 있는 듯합니다. 목화토금수 중에서도 가장 근원적인 요인으로서, 만물의 생장을 떠받치는 힘이라고요. 좀 더 살펴볼 필요가 있는 듯합니다.

   채운샘의 강의 중에 인상 깊었던 거 두어 가지 얘기해 볼게요. 먼저, 자연에는 비약이 없어, 철저히 step by step으로 차서를 따르는 방식으로 운동을 거듭해 간다는 것. 이 우주에 이 순차적인 과정을 밟지 않는 것은 없기에, 우리의 삶 또한 나만 안 겪어도 좋을 것은 그 어떤 것도 없다는 겁니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것이기도 하구요. 근데, 우리의 의식은 그 프로세스를 건너뛸 수 있다고 믿는다는 겁니다. 특히, 자본주의 시대는 그 건너뜀을 자연스러운 욕망이라고 착각하게 만드는 면이 강하다는 건 두말할 나위 없고요. 한겨울 땅 속 어둠은 어떻게든 내 몫이 아니라 부정하고, 늘 화려한 꽃시절만을 꿈꾸는 게 우리의 모습이 아니던가요. , 아프게 가슴에 꽃히더군뇨. 이런 걸, 인지상정이라고 하는데, 그러고보면, 인간이란 의식이나 정신이라는 그 알뜰한 이름하에 자연으로부터 참 멀리도 멀어져버렸다는 생각이...

다음으로, ‘을 바라보는 관점에 대한. 음양이라고 하든 오행이라고 하든, 모든 기운은 그것을 극하는 기운과 더불어야만 제 기운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 이제 많이들 익숙하시져? 우리는 흔히 나에게 우호적인 힘만을 좋다고 바라보고, 대립적인 것에 대해서는 나쁘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것이야말로 우리의 망상이고, 자연에서는 늘 극이 있어야만 뭔가가 발현될 수 있다는 겁니다. 겨울나무에서 봄나무로의 변화를 보더라도, 땅 속에서 차가운 기운이 나무의 생장력을 억눌러 주지 않으면 제 자신을 온전히 실현할 수 없다는 것은 우리가 늘 놀라움으로 확인하는 바이기도 합니다. 근데, 인간은 자신의 일에 대해서만큼은 무지하기 그지없어서, 끝내 알지 못하거나 나중에서야 간신히 깨닫게 되는 경우가 많지요(‘, 그 때 나를 힘들게 했던 것이 지금의 나를 있게 했어와 같은 식으로~~). 더욱이는, 하는 힘을 아주 제거하는 방식으로만 극복의 문제에 대해 접근하게 된다는 겁니다. 극복한다는 것은 무얼까요? 채운샘께서는 克己復禮를 들고와, 극복이라는 게 단순히 억누르거나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극복하고자 하는 대상을 둘러싼 조건들을 우주적 지평과 관계 속에서 이해하고 그것이 온전히 발현되도록 하는 게 아닐까 하는 말씀을 하셨네요. ‘을 새로운 관점에서 접근할 수 있는 단서가 될 수도 있겠다 싶은데, 아직 내공이 달려선지, 확 받아들여지지는 않았답니다. 더 얘기해 보았으면 싶습니다.

    지난 시간에도 썼다시피, ‘운기학은 우주의 배치나 운행 자체가 태과와 불급 상태에 있다는 것을, 하여 우리의 실존 또한 태과와 불급을 숙명적인 조건으로 안고 있다는 것을 상기시켜줍니다. 이쪽이 남으면 저쪽은 부족하고, 저쪽이 남으면 이쪽은 부족하다는 것이고, 이 때가 남으면 저때가 부족하고, 저때가 남으면, 이때가 부족하다는 것! 아으, 그러니 우리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이란 많지 않습니다. 자기 몸과 마음, 그리고 삶 전체의 태과와 불급을 읽어냄으로써 그 안에서 자기 중심을 잡고(중용의 덕) 일희일비, 경거망동하지 않고 사는 수밖에요. 그러질 못하니, 늘 쓸데 없이(!) 잉여적 감정으로 괴로워하고 슬픔의 정서에 사로잡힌 채 살아가고 있는 것이겠지요. 그렇다면, 이제 우리에게 남은 과제는, 지금까지 배워서 알게 된 것만큼이라도 확실하게 자기 지혜로 만들어가는 일이리라 생각합니다. 어떻게?, 는 각자의 몫!!!

 

   다음 시간에는 한동석의 <우주변화의 원리> 프린트(118-143)<황제내경소문>19‘68’을 읽어옵니다. 근데, 집들이 분위기에 들떠서 그랬는지, 누구도 발제와 간식 생각을 못했던가 봅니다. 다음 시간에 어떻게 하죠? 반장이 책임지고 발제를 해오면 좋겠지만, 그건 반장한테 참하 못할 짓이고... 1안은, 그 동안 발제 1번밖에 안 한 사람이 자발적으로 해 오시는 것. 2안은, 발제 없이 공통과제 만으로 어찌 해 보는 것. 허니, 발제 자원자는 내일(7.6)까지 가부를 알려 주시고, 정 자원자가 없으면 다들 발제를 하는 마음으로 공통과제를 써오는 걸로 하면 좋을 듯싶은데요. 채운 샘 생각은 어떠신지요? 그리고, 간식하실 분 있으시면 댓글 달아 주시고요. 글고, 다들 혜화동 규문과 더불어 공부의 새로운 전기를 맞으시길요. 안녕. 다들 토요일에 뵈어요.

  • 채운 2015.07.05 22:18

    반장님께서 꼼꼼하게, 그것도 신속하게(!) 정리를 해주셨으니, 그 공덕으로 이번 발제는 따로 없는 것으로요.^^

    <우주변화의 원리> 는 171쪽까지 읽으셔야 합니다.(책 없으신 분들을 위해 카피본을 올려놓을게요)

  • jerry 2015.07.06 21:37

    간식은 수영샘이요!

  • 이현 2015.07.06 23:39

    뭔가 머뭇거리는 듯한,  말없이 끌어안는 듯한....  이 대목이  저는 완전  근사하여요!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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