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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저러한 일로 2~3주 수업을 빼먹다 다시 듣다보니 공지 쓰는 것도 잊어버리고 이제사 올려요!!

어여 제 정신으로 돌아올께요..


제가 몇주 없는 동안 무례한 이오는 죽고 이오의 아들이 불안한 집권을 하고 있는 동안 중이의 망명생활은 쭈욱 이어가고 있었습니다. 드디어 이번주는 망명을 끝냈어요. 뭐 줄거리만 보자면 별거 없는데 이런 저런 사람을 보는 재미가 있는 부분이 진문공 같아요. 깨알같은 잔재미라고나 할까요.

 

중이가 나라를 지날 때마다 “過”라는 단어가 나옵니다. 지나다, 들리다라는 뜻인데요 중이의 무리가 여러 나라를 거쳐갈 때 이들에게 해 주었던 대우에 따라 훗날 정치적 갚음으로 오는 걸 보고 사람을 알아보고 사람을 제대로 예우한다는 것이 뭘까 생각했습니다. 누굴 예우한다는 것이  딱 그만큼의 나의 수준이 아닐까 싶었어요.

   

어디든 지혜로운 신하들은 예우해 달라고 합니다. 정나라를 지날 때 정나라 대부 숙첨이 진 공자는 어진 사람()이고 따르는 자도 나라의 인재(國相)고, 성씨도 같지 않느냐며 잘 대우해 달라고 군주에게 간언하는데 군주는 “제후들 중 망명한 공자들이 이곳을 지나가는 사람이 많은데 어떻게 다 그들을 예우하냐”고 무시합니다. 오가는 사람이 한둘도 아니고 그럴법도 합니다.

그런데 초나라 성왕은 제후를 예우하듯이 그를 대우해 줍니다. 楚成王以適諸侯禮待之

중이는 불감당이라며 사양하는데 謝不敢當 조최가 말하죠... .지금 초나라는 큰 나라인데 한사코 당신을 예우하려 한다면 겸양하지 말아야 하니 이는 하늘이 당신에게 길을 열어준 것이라고 합니다. “此天開子也” .

개천이 운명이라고 했죠.. 중이는 왕이 될꺼라는 자기의 운명을 받아 들였나 봅니다. 초성왕이 이렇게 대우해 주었는데 나중에 뭘로 보답하겠냐고 농담으로 재차 묻는데 중이는 “만약에 어찌할 수 없는 상황에 드넓은 평원과 연못에서 병거와 맞닥뜨리게 된다면 제가 군왕을 위해 구십 리를 피해 드리겠다”고 합니다.

“卽不得已, 與君王以兵車會平原廣澤, 請辟王三舍.”

군주도 아닌 사람을 기껏 예우해 주었더니 전쟁하면 봐주겠다 하니 얼마나 괘씸할까요? 초나라 장군 자옥이 노여워할만 합니다. 공손하지 아니하니 죽이겠다고 하죠  “今重耳言不孫, 請殺之.”

그러나 초성왕 사람 볼 줄 알고 멋집니다. 따르는 자들이 모두 國器 즉 나라의 그릇이니 이는 “此天所置” 하늘이 안배하신 것인데 어찌 죽일수 있냐고 합니다. 그리고 말을 내뱉어 졌는데 어떻게 그것을 바꾸냐고 합니다.

且言何以易之!


중이는 초성왕의 융숭한 접대를 받고 마지막 망명지인 진으로 옵니다. 진목공은 여자 다섯명을 중이에게 아내로 주고, 중이가 진晉 문공으로 즉위하는데 지원을 아끼지 않습니다. 결국 중이는 나라를 떠나 망명한 지 대략 십구 년 만에 귀국하였는데 이 당시 그의 나이 예순둘이었으니 진晉나라 사람들은 대부분 그에게 의지하였다고 쓰고 있습니다.  그러나 옛 대신들의 반란도 만만치 않습니다. 여성과 극예는 문공에게 피살될까 두려워 무리들이 궁궐에 불을 지르고 문공을 죽이려 합니다.


이때 환관 이제가 등장합니다. 이제가 누굽니까? 포성에서 중이의 옷소매를 베었고, 혜공시절에는 삼일 기한을 주었는데 하루 만에 와서 중이를 죽이려 했던 사람입니다. 왜 만나려 했을까요? 당연히 문공은 만나주지도 않을뿐더러 사람을 보내 몹시 꾸짖습니다. 그런데 환관 이제의 태도가 놀랍습니다. 우리는 여기서 사마천표 드라마를 한편 본 것 같다고들 했죠. 우리라면 생사를 쥐고 있는 권력가의 호통에 한마디도 못하고 벌벌 떨 것 같은데 너무나 당당하다 이겁니다. 이럴 줄 알고 미리 대비 했을까요? 참으로 차분히 할말 다합니다. 아뭏튼 세가의 인물들은 환관이든 이름 없는 과객이든 요즘 사람보다 멋있었요!!  주체적 인간들이라고나 할까.  환관 이제가 말합니다.

 

“저는 궁형을 받은 나머지 감히 두 마음으로 주군을 섬기거나 배반하지 않아서 주군께 죄를 지었던 것입니다. 주군께서는 나라로 돌아오셨는데 설마 포성과 적나라에서의 일을 잊으시지는 않았겠지요? 하물며 관중은 활을 쏘아 제나라 환공 허리띠의 띠쇠를 맞추었는데도 제나라 환공은 [관중을 등용하여] 패주가 되었습니다. 지금 궁형 받은 이 사람이 긴박한 일을 아뢰려 하는데도 주군께서 만나 주지도 않으니 화가 또한 닥치게 될 것입니다.” (번역문 가져옴)

 

궁형을 받았는 몸이라는 한자로 “刀鋸之餘” 또는 “刑餘之人” 라는 표현이 나오는데요 톱질하고 남은 몸, 형을 받고 남은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한자로 보니 확 실감나대요~

이렇게 당당히 화가 닥칠거라는데 禍又且及矣!

문공이 당연히 이제를 만나고 음모의 내막을 들었겠지요 진 목공의 도움으로 반란 세력을 제거하고 이제 진나라에서 안정적으로 정치를 펼칩니다.


낼모레도 쭈욱 진 문공편 이어집니다. 19년동안 같이 고생한 신하들에게 상을 줄텐데요 개자추가 나오겠지요.

  • 은남 2015.06.18 11:21

    제리쌤이 올려준 진세가 58쪽부터 62쪽까지 출력해 오시면 돼요.. 자자 사기강독 학인들 다시 잘 만나자구요!! 니나 잘해라굽쇼~  아 네~에~예

  • jerry 2015.06.18 11:41

    ㅋㅋ 이 무슨 자문자답... 바쁘신데 후기까지 써주셔서 감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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