쌤의 지난주 강의 내용도 참으로 깊었는데 이번주는 정말이지 더더욱 깊은 바다를 잠수하는 느낌이었습니다. 계사전과 중용을 마무리 하고 장자를 열다 보니 굵직 굵직한 동양 철학의 담론부터 미세한 지점까지 말씀하셨는데 저는 넓고도 깊은 바다를 허우적 대느라 소화나 제대로 시켰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러니 후기를 어떻게 써야 할지부터가 고민이었는데 쌤의 강의내용으로 내가 뭘 풀어낸다는 게 가당치도 않고 또한 힘들고 어려워서 되도록 샘의 말씀을 그대로 옮겨 오는 것으로 후기를 대신합니다.  

 

  계사전과 중용과 장자의 공통점은 천도를 말했다는 것입니다. 천도가 모든 우주자연에 내재하고 있는 도이고 이것이 인간에게도 갖추어진 것이 있는데 이것을 성이라고 보았습니다. 이런 내재하고 성을 어떻게 발현되게 할 것인가의 문제로 인간의 본성을 무엇으로 할 것인지가 중요했다고 합니다. 주역, 계사전, 중용, 노자가 연관되는 중요 연결고리가 인간의 본성에 관한 논의인데, 동아시아 고대철학에서 인간의 본성에 관한 논의는 맹자가 시작했다고 합니다. 공자는 문무주공이 이룩한 외적인 질서를 구현하고자 예를 중요시 했지 도나 성에 대해 말하지 않았습니다.  맹자가 공손추에서 했던 사단과 관련하여 측은지심이 인의 단이라고 이야기 하는데 측은지심은 사단, 인의예지는 본성으로 보아 본성이 있어서 단서가 있는 것이냐, 단서가 먼저 있어서 인의예지를 유추할 수 있는 것이냐, 즉 본성이란 차원이 우리가 현실적으로 윤리적 행위를 하는 것과 하나인가 별개인가의 문제가 있었는데 맹자는 인의예지(본성)가 있어서 단서가 나왔다고 봅니다. 이것이 송대로 오면 아주 중요한 문제가 되었다고 하는데 당시 지식인들의 입지가 강화되면서 사대부들의 내면은 국가나 정치로부터 침해받지 않는다는 그런 프라이드가 있었는데 이 때문에 그 모든 예를 내면화한 맹자가 공자와의 연결고리사이에서 중요했던 것이라고 합니다. 맹자가 내면의 본바탕을 중시할 수 있었던 이론적 토대를 제공한 것이라 하는데 이것이 나중에는 정약용과 일본학자(?)가 주자학을 비판한 지점이 되기도 했답니다. 사단이나 본성이 따로 있는게 아니라 인간의 마땅한 도리를 가지고 행할 뿐이지 본성까지 내려가서 따질 필요가 없다고 불교적이라 비판했다 합니다. 또하나 맹자의 본성이야기 중에 고자와의 버드나무와 그릇 논쟁을 들 수 있습니다. 고자와 한판 붙었나 본데 맹자의 주장은 버드나무에 그릇을 만들 수 있는 것이 잠재되어 있으니까 그릇을 만들었다고 즉 본성이 있으니까 사단이 있는 것이라고 합니다. 그말이 그말같고 도대체 이게 왜 필요했나 했더니 맹자 말대로 하면 인의예지란 본성이 있어서 측은지심이나 그런 윤리적인 문제가 나오니 공자가 말한 예를 인간에게 내면화 시켜는 효과를 가져오는 것이겠죠. 이를 반대한 것이 순자였는데 순자는 공자의 본래 정신을 회복하려 했던 것이라고 합니다. 극기복례란 인간이 그대로 내버려 두면 자기 욕심에 따라 행동할 수 있으니 어떻게든 다잡아 줄 수 있는 교육이나 제도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는데 순자가 당시에 훨씬 영향력을 행사했음에도 순자의 제자들이 이사 같은 법가 쪽으로 흐르다 보니 순자의 사상을 경화시켰다고 합니다. 이런 문제가 우리나라에 와서는 이황과 기대승의 논쟁이 있었다고 하는데요 이황이나 이이 철학이 조선의 성에 관한 담론이었다고 합니다.

 

  주희의 고민은 천리와 내 마음과 어떻게 일치시킬 것인가가 문제로 그래서 월인천강(月印千江)이란 비유가 나왔다고 합니다. 달이 천개의 강에 도장을 찍고 있다. 달이라는 천리, 이치는 하나인데 마음에 어떻게 비치느냐에 따라 각각 모양이 달라서 지금 우리의 마음을 어떻게 달과 일치시킬 것인가가 그의 공부였다고 합니다. 공부는 두 가지 방면에서 이루어 졌는데 내적인 것과 외적인 것. 내적인 것은 내 자신의 마음이 어느 정도 흔들리고 있는가를 계속 지켜보는 것으로 즉 내 마음속에 들어가 달과의 이치점을 찾는 것이고 외적인 것은 격물치지로 사물이라는 강이 어떻게 달을 비추고 있는가를 공부하는 것입니다. 이 구도가 끝까지 가는데 60세때 쓴 중용장구 서문에서 인심과 도심을 말하면서 사람의 마음은 욕망이 없을 수없다는 것을 느끼고 욕망과 본성 이 두가지가 요동치는 마음을 어떻게 함양할 것인가의 문제의식으로 가는데 달리 방법 없고 자기마음을 고요하게 성찰하는 것으로 흘러서 정약용이 주희 학문이 대단히 불교적인 것이라 말하는 지점이라고 합니다.

이제는 정치문제로 넘어가봅니다. 유학이 말하는 내면의 자기성찰이라는 문제는 보편적이긴 한데 사대부는 이것을 가지고 정치를 해야 합니다. 유학의 고민지점이고 현재에 사는 우리들의 고민지점이기도 합니다. 계사전이나 중용에서 드러나고 있는 성인의 정치가 있었다는 전제가 있고 이러한 성인의 모범이 있는데 우리는 어떻게 성인의 정치에 가까워지도록 정치를 바꿔나갈 수 있었는가가 중요한 문제였습니다. 이러 저러한 사회적 관계를 맺고 사는 사람은 어떻게든 정치성을 발휘하여 살 수 밖에 없습니다. 나 자신의 주체성을 포기하지 않으면서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유연하게 가져갈 수 없을까? 유학을 가지고 돌파해야 하지 노장은 출발점이 좀 달라 다르게 보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중용을 마무리하면서 존덕성과 도문학을 언급하셨습니다. 여기서 주자와 양명을 한바탕 설명하면서 내린 결론은 천도의 작용이 나에게 작동한다는 것을 믿고 이런 덕성이 작용된다는 것을 그냥 알 수 없으니 묻고 배워야 한다는 것입니다. 존덕성과 도문학 이게 진짜 해석이 어렵다 하셨는데 저는 공부를 성실하게 하라는 말로 알아먹었습니다. 덕성을 존숭하는 것은 도문학으로 말미암이라고 강조하셨고 중용의 구도 또한 중용 첫 구절에 나오는 “천명지위성” 하늘이 명한 성을 어떻게 잘 보존하고 잘 존숭해서 나의 본성을 어떻게 성실하게 지켜낼 것인가의 구도라고 결론지으셨습니다. 중용 설명이 여기서 끝이 아니라 노자를 이야기하다 중용 21장 “자성명 위지성”를 가져왔습니다. 성性을 이해하는 아주 중요한 지점이었습니다. 誠으로 말이암아 밝아지는 것이 性인데 이런 본성이라는 것이 우주의 성으로부터(천도로부터) 천도를 자각하는 것이 性이라는 것입니다. 이런 생각을 밀고 나가면 본성이라 부른 것은 내가 가지고 있는 내 것이 아니고 나에게 잠재되어 있는 우주적인 것에 대한 본질적인 내재성, 잠재성이라고 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모든 인간은 우주의 자각을 깨우칠 수 있는 씨앗이 내재되어 있다는 겁니다. 이 성을 무의식이라고 해도 되는데 개체적 무의식을 넘어가는 우주적 무의식이라고 했습니다. 노자는 이것을 도와 덕이라 했고 노자는 이런 근본적으로 내재되어 있는 도와 덕을 가린 것이 지라고 하는 인위들로 제도나 문물, 이에 바탕을 두고 있는 앎이이라고 보았습니다. 니체가 교육을 반대한 것과 비슷한 지점이라 했습니다. 노자기 지의 작용으로 도덕을 가렸다면 유학은 성을 가리는 작용을 사욕으로 보았습니다. 사욕이 탐욕이 아니라 각자 타고난 기질 때문에 발생하는 치우침에서 생겨나는 것을 사욕으로 보았고 유학은 이런 치우침을 보라는 것이고 이것을 보기 위해 도문학이 필요하다는 것이라 합니다. 유가는 포지션에 맞게 응당하지 않는 것을 사욕이라고 보았고 포지션에 마땅한 도리를 해햐 한다고 강조합니다. 노자는 사회적 위치를 중시하지 않았습니다. 쓸데없는 지식 때문이라고 보아 백성을 무지하게 두어라고 합니다.


 인간은 본성으로 어떻게 돌아가야 할까요? 노자는 도와 덕으로 회귀를, 유학은 복성 즉 성으로 회귀를 말합니다. 유학이 말하는 본성은 인의예지로 결국 사회적 도덕으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그러나 노자는 사회적 도덕으로 돌아가지 않고 허와 무라는 차원으로 돌아갑니다. 허와 무가 또 무엇인지 알기 어려운게 문제입니다. 뭐라고 딱 안 다가온다는 것이죠.

스피노자도 들뢰즈도 동양에서도 개체차원에서 변한다 하면 끝날 것 같은데 왜 근본적인 것을 이야기해만 했을까? 왜 제도를 이야기하고, 양태들에서 변하는 지점만 말해도 될텐데 왜 그것을 통할하는 도나 천을 이야기 할까가 고민하라고 했습니다. 노자도 지가 우리의 자연스런 삶을 방해한다. 이걸 비판하면 되는데 왜 허와 무로 회귀를 말할까? 무가 유와 반대되는 무가 아니라 절대적 무라는 것인데.. 아뭏튼 이런 것들이 사고의 지평에서 어떤 차원인지 생각해 보라 하셨구요, 다음주 공통과제는 노자가 허와 무로 돌아가라고 하는데 여기서 우리가 어떤 윤리적인 문제를 끄집어 낼 수 있는지 써오라 하셨습니다. 동양학은 뭐든 것을 자기화하는 공부라고 하였습니다. 자기로부터 출발하는 공부, 자기가 가지고 있는 문제로 접속하지 않으면 뜬구름 잡는 이야기가 될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밤도 늦었고 여기서 끝내려고 했는데 끝낼수가 없네요. 나에게 너무 굵직했던 것들을 가져올께요.


 첫째는 본성에 대해서 모든 것을 끄집어 냈는데 본성이 무엇이라는 정의나 답을 찾는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우리가 이런 본성을 논의할 때 일으키는 효과가 무엇인지 생각해 보라 했습니다. 저는 그것보다 본성이 무엇인지 고민해 본적도 없었는데 살면서 이런걸 생각해 본적이 없었다는 사실을 안 것 만으로도 어떤 생각하는 지점을 주는 것 같습니다.

둘째는 무아니 시중이니 화이부동이니 이런 말들이 쉽게 벙벙하게 쓰여질 수 있는가? 입니다. 저도 너무 쉽게 그저 조화나 시류에 맞춰 잘 살면 되는 것이라고 여겼었는데 절대 아니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굉장한 오해를 하고 있었습니다. 계사전에 말한 무구, 뉘우침이 없이 산다는 것이 얼마나 위태로운 삶인지 흔들림없는 안정된 곳에서는 무구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조심하면서 사는 삶이 보통 말하는 편안한 삶은 아닌 것 같고요. 대부분의 보통 가치를 가지고 가는 사람눈에는 이해할 수 없는 삶일 수 도 있는게 시중이니 화이부동의 삶이 아니겠냐고 하셨습니다. 노자의 사상도 마찬가지라고. 그래서 고대 사유를 배우는 것이 지금 우리시대에 왜 가장 반역적인 삶이 될 수 있는지 고민을 해보라 하셨습니다.

마지막으로 노자의 강약이라는 해석에서 서양철학은 힘들의 관계속에서 말했다면 노자는 힘들이 투쟁하는 관계가 없었다고 했습니다. 음양,강약,고저 대립적인 관점이 없는데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정반합으로 구조로 사유하고 있다고 왜냐면 이것이 이해하기가 편해서 그렇다고 하는데 변증법은 현실운동이 아니라 관념운동일 뿐이라 했습니다. 변화라는 것이 기계적 법칙을 가지고 오지 않기 때문이라고요. 봄이나 가을, 겨울에 피는 꽃들이 천도를 거스리면서 피어나는 꽃들인가? 그런데 왜 인간에게는 예외적인 것이 일어나는 것을 못견디냐고 했습니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자연스럽다는 표상에 맞춰 이것을 중이라고 생각한다고 했습니다. 개념도 마찬가지라고. 근본적인 질문이 필요하다 했습니다.  쌤은 질문을 던지는데 저는 강의를 끝내고 일상으로 오면 질문들이 어디로 갔는지~~ 나의 고민은 고민이 무엇인지가 고민이라는 겁니다.  


읽을 책 : <황제내경소문>(자유문고, 최형주 역) : 상권 4편 60쪽까지,  황제내경 복사자료

발제 : 장자 은남, 황제내경 혜경쌤

다함께 : 공통과제, 맹자 암송

간식 : 누구신지요?


      다음주부터 공지는 반장님께서 다시 하십니다!!! 참으로 다행이고 다행입니다.

  • 하동 2015.06.08 18:27
    덕분에 공부 제대로 하신듯한데, 사족같은 마무리 멘트는 무에 덧붙이셨는지요. 암튼 애쓰셨고, 덕분에 저도 한바탕 공부가 되었습니다. 감사. 글고보니 장자발제도 남았군요. 힘내시구랴, 스패로우 은남~~^^
  • jerry 2015.06.12 11:19

    간식은 재원양, 재길 샘입니다..

  • jerry 2015.06.12 11:52 Files첨부 (1)

    황제내경 원문 황제내경.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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