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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격의 푸코, 그가 온다!!

-절차탁마 1기에 관한 규문 집담회-




사회(태람): 어느덧 8월이네요! 절차탁마 개강일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언제죠?

일동: 8월 20일! (20일은 OT, 21일이 개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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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오늘 우리가 모인 건 절차탁마 개강에 앞서 호흡을 가다듬고 심기일전하기 위해서입니다. ^^ 3년 코스의 그 첫 번째 <푸코 전작 읽기>를 앞두고 있는데요, 다들 궁금한 점이 많을 거예요. 우선 왜 푸코, 니체, 들뢰즈인가요?



2.jpg 채운: 니체, 푸코,들뢰즈는 현대 철학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들이죠. 피해갈 수 없어요. 어디선가 한번은 맞닥뜨릴 수밖에 없거든요.^^ 이들을 읽어야 이 시대 담론이 어떻게 구성됐는지 알 수 있어요. 그들은 기존의 철학에 대한 이미지를 완전히 바꿔놓은 인물들이죠. 그들 이전에 철학은 철학적 개념들을 해설하고 논증하는 방식이었죠. 니체는 이런 전통과 완전히 결별하고 철학적 문제들을 새롭게 구성합니다. 그래서 니체의 철학도 철학이지만 니체의 글쓰기 자체가 문제적이죠. 그는 ‘선/악’의 문제에 대해서 무엇이 선이고 무엇이 악인지 정의내리는 대신 ‘선/악’의 기원을 따져 묻습니다. 가치의 기원을 따져 묻는 계보학적 탐사! 


이런 니체의 철학은 현대 철학의 근간이 돼요. 푸코와 들뢰즈는 니체를 철학적 스승으로 삼은 현대 철학자들입니다.


푸코는 문헌학자 같은 측면이 있어요. 그에겐 학자적 치밀함과 투사적 열정이 공존합니다. 현실에서 길어 올린 문제들을 계보학적으로 파악하기 위해 고문서실을 뒤지고 고대와 현대, 현실과 이론을 넘나들며 열정적으로 작업했죠. 제 생각에 푸코는 공부하는 이들에게 여러 측면에서 영감을 주는 철학자예요

들뢰즈의 텍스트는 매우 유머러스하고, 문학적입니다. 들뢰즈야말로 ‘사유함’의 이미지를 새롭게 만들어냈죠. 그는 철학자의 개념을 해체적이고 창조적으로 재구성함으로써 독특한 ‘철학사’를 구성해냈어요. 

이 세 철학자의 주요 저작을 읽으면서 사유 훈련을 하려고 해요. 



사회: 제가 공부를 처음 시작할 때 니체의 텍스트를 가장 먼저 읽었는데요, ‘멘붕’에 빠졌었죠. 강렬하기는 한데 도대체 무슨 말인지……. ◎_◎ 이번 기회에 세 명의 철학자들을 제대로 만나볼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그런데 그 중에서도 푸코의 텍스트를 가장 먼저 읽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채운: 시대적으로는 니체가 앞서지만 그의 글은 비약적이고 문학적이고 어려워요. 무턱대고 읽으려다 보면 그처럼 안 읽히는 텍스트도 없죠. 그래서 니체의 영향을 받기도 했고 공부와 철학의 ‘기본태도’를 잘 보여주는 푸코의 글을 읽은 후에 니체에 도전하는 게 훨씬 수월할 거예요.

푸코의 연구는 공부법을 터득하는 데 굉장히 도움이 돼요. 현실에 자신을 던져 문제를 길어올리고, 치밀하게 텍스트를 독해하고, 문제 해결을 위한 연장(방법론)을 찾고, 그 후에 파고들어가요. 첫 시즌에서는 이런 푸코의 텍스트를 독파하면서 문제 구성력 키우기, 사유 수행, 글쓰기 훈련 등을 해 나가려고 합니다.


사회: 그렇군요! 푸코에게 배울 것이 우선은 공부하는 방법과 태도라는 말이 인상적입니다. 공부의 초심자처럼 마음가짐부터 새롭게 먹어야겠네요. 그런데 여기 계신 분들 중에는 푸코라는 이름조차 낯설게 느껴지는 분들도 있는 걸로 압니다. 각자에게 푸코는 어떤 인물인지 궁금합니다. 



 제리: 푸코를 처음 읽었을 때까지 저는 학교에서 배운 지식 자체를 의심해 본적이 없어요.      공부도 지적 호기심을 충족시키고 지식을 차근차근 쌓아 나가면 되는 일이라고 생각했죠. 하지만 푸코는 제게 지식은 역사적 시기마다 새롭게 구성되는 것이고, 역사 또한 새롭게 쓰일 수 있다는 사실을 가르쳐 줬어요. 즉 지식이 그 자체로 완벽하고 단단한 고체로 존재한다고 믿는 것 자체가 바보짓(^^)이라는 걸 알게 해주었죠. 푸코는 이렇게 말해요. “호기심이 아는 자의 일탈을 보장하지 않는다면 그건 앎이 아니다!” 이 말을 처음 접했을 때 제겐 충격의 “쓰나미”가 밀려왔어요. 정말 죽을 것 같았죠. 저의 한계와 처음으로 부딪히게 된 거예요. 제가 믿던 하나의 세계가 깨져나가는 경험을 했던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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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엔 어떤 책을 읽을 때마다 제가 푸코의 연장을 사용하고 있다고 느껴요. 그럴 땐 이루 말할 수 없는 감동이*^^*  언젠가 푸코를 다시 읽겠노라고 다짐했었는데… 기대하고 고대하던 푸코와 다시 만난다고 생각하니 벌써부터 설렙니다.^^




 

sg.jpg 수경: 푸코의 글은 제가 통상적으로 보아왔던 글쓰기와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쓰인 글이었어요. 어떤 장르라고 말해야 할지 막막했죠. 철학서? 사회과학서? 역사서? 그의 글쓰기 방식에 대해 더 알고 싶어요.









h.s.jpg 현정, 선정: 푸코가 쓴 <지식의 고고학>을 원문으로 읽고 있는데, 몇몇 부분에서 시적이란 느낌을 받았어요. 잘 모르지만 푸코를 알고 싶어요.^^ 아, 그리고 불어팀 ‘꼬망싸바’에서 함께 푸코를 읽으시면 좋겠어요~





g.h.jpg 혜원: 전 푸코라는 이름만 알고 있어요. 이런 무지랭이도 참여할 수 있는 거죠?^^


일동: 그럼 그럼~~


효정: 고등학교 때 언어영역 지문으로 처음 접했던 게 푸코. 파놉티콘 같은 것만 대충 아는데……. 공부하다보니 계속 나오더라구요.


yy.jpg 은영: 고전학교에서 동양사상을 공부하는데 푸코가 자주 언급됐어요. ‘도대체 뭐하는 인간이야?’ 늘 속으로 궁금했었죠. 지금은 푸코에 대해 전혀 모릅니다만, 왠지 재밌을 듯!^^





사회: 네. 일단은 푸코에 대한 호기심으로 가득차 있는 것 같네요. 그런데 이렇게 푸코를 잘 알지 못하는 사람도 많은데 수업 진행 방식에 있어서 공통과제와 토론은 어떤 식으로 해야 하는 건지 감이 잘 안 옵니다.  


채운: 매주 읽을 부분에 대해 핵심개념과 문제의식을 정리하면 됩니다. 정리할 개념은 미리 제시될 거예요. 토론은 네 조로 나눠 이루어질 예정이고 토론 주제도 미리 주어집니다. 조마다 하나의 개념이나 토픽을 중심으로 공통강독 및 토론을 하는 거죠. 그리고 정리한 개념을 현실에 적용시켜보고, 다른 개념과 연관지어 봅니다. 예를 들어, ‘담론’은 ‘이론’과 어떻게 다른지, ‘담론’이란 개념이 현실에 어떻게 적용될 수 있을지, 그 개념의 유효성 등에 관한 질문을 던져 볼 수 있겠죠. 만약 토론 시간이 끝났는데도 끝까지 안 풀리는 문제가 있으면 정리해서 발표하고, 그래도 안 되면 ‘남․아․공’(남아서 공부)하심 돼요!ㅋㅋ ^^


정리강의 시간엔 제기된 문제를 중심으로 공통정리를 한 후, 텍스트의 핵심과 생각해볼 문제를 재구성해 볼 생각입니다. 아, 또 한 가지! 토론의 활발한 참여를 위해 전 조원의 임원화를 시행할 작정임돠!! 반장, 부반장, 숙제반장 등등. 그 누구도 소외시키지 않겠슴돠!ㅋㅋㅋ


사회: “남아공”, “전 조원의 임원화”… 아름다운 말들이네요...ㅋㅋ 무엇보다 조별 팀워크가 중요할 것 같네요. 조장의 역할도 클 것 같구요. 그런데 정말 전작을 다 읽나요? 너무 많은데…….


채운: 표제는 <전작 읽기>지만 다는 못 읽고요(^^) 번역된 걸 중심으로 학기당 두 권씩을 중심텍스트로 삼을 거예요. 1학기엔 광기의 역사, 진료소의 탄생, 2학기엔 말과 사물, 지식의 고고학, 3학기엔 감시와 처벌, 성의 역사 1, 4학기엔 성의 역사 2, 3. 나머지 푸코의 중요 에세이들과 대담, 강의록 등은 병행해서 읽어나갈 예정이에요. 조별로 정리발표를 할 수도 있구요.

그리고 에세이는 팀별 작업으로 할 거예요. 각자 쓰되, 주제선정과 원고 수정작업을 팀워크로 맡기는 거죠. 그런 다음 제가 최종적으로 맨투맨 훈련을 실시할 겁니다. 음하하~


사회 : 읽어야 할 텍스트의 분량이 많은 것 같진 않지만 그래도 생소한 개념들을 정리하려면 텍스트를 몇 번씩은 읽어야 할 거 같네요. 그런데 번역작업은 왜 필요한 건가요? 


채운 : 번역을 하다보면 언어에 따라 사고방식이 얼마나 다른지가 보여요. 사고를 문장화하는 방식에서 사고 습관을 보게 되는 거죠. 무엇보다 언어간의 다양한 뉘앙스들의 차이와 부딪치면서 언어 감각을 훈련할 수 있고요

또 번역되지 않은 책들이 많아요! (소리 높여)책을 읽고 싶은데 언어의 장벽 때문에 포기해야 하는 일은 없어야 되잖아요?!!! 공부하는 사람에게 외국어는 (적어도 하나는) 필수임돠!^^ 하나만 제대로 하면, 서로서로 도움을 받을 수 있잖아요. 나의 일어를 주마, 너의 불어를 달라!^^


사회: 네네! 마지막으로, 개강 전에 미리 읽을 만한 책을 추천해주신다면?


ff.jpg 채운: 신청하시는 모든 분들은 개강 전까지 <미셸 푸코>(디디에 에리봉)!를 되도록 "반드시” 읽고 오세요! 물론, 안 읽으셔도 괜찮아요. 시작하고 나서 읽으시면 되죠 뭐~~ 우후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