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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주에 걸쳐 <증여론>을 다 읽었습니다. 많은 분량은 아닌데도 읽기가 쉽지 않았죠? 모스가 전하는 메시지의 무게도 가볍지만은 않았구요. 

  모스는 결론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민중․계급․가족․개인은 부유해질 수는 있지만, 그들이 행복해질 수 있는 것은 그들이 원탁의 기사들처럼 공동의 부(富) 주위에 앉을 수 있을 때뿐이다. 선(善)과 행복이 무엇인가를 멀리서 찾을 필요가 없다. 그것은 부과된 평화 속에서, 공공(公共)을 위한 노동과 개인을 위한 노동이 교대로 일어나는 리듬 속에, 또한 축적된 다음 재분배되는 부 속에 그리고 교육이 가르치는 서로간의 존경과 서로 주고받는 후함 속에 있다.

  

  그는 이 말을 하기 위해 북아메리카, 남태평양, 뉴질랜드 원시부족의 급부체계인 포틀래치, 쿨라로 우리를 안내한 것이었습니다. 그들도 이익을 추구했습니다. 주면서 그 보다 더 많은 답례를 원했죠. 그건 의무이기도 해서 받지 못하면 자신의 호의를 무시한 것으로 여겨 모욕을 느끼고 전쟁을 불사했습니다. 그런데 그들의 이익 추구는 우리와는 그 동기가 다릅니다. 왜 받고자 하는가? 주기 위해서입니다. 그들 사회에서는 더 많이 주는 자가 가장 힘있고 권위 있는 자였죠. 그 힘에 종속되지 않기 위해서는 더 많이 주어야 합니다. 이건 빚을 갚는 행위도, 증여자에게 자기가 받은 것에 대한 보상을 하는 행동도 아닙니다. 자신의 힘을 드러내기 위함이고 호의를 되갚고 유대를 맺기 위한 지출인 것입니다. 이로 인해 부富는 특정인에게 축적되지 않았고 계속해서 흘렀죠. 이 흐름 속에서 부족, 씨족의 구성원 누구도 물질적으로도 심정적으로도 소외되지 않았습니다.

   우리의 이익 추구는 지출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축적하기 위해서 이루어집니다.  많이 가질수록 가장 힘 있는 사람이 되기 때문이죠. 모스는 이런 사회에서는 누구도 행복할 수 없다고 합니다. 아서왕 전설에는 1,600이 둘러앉을 수 있는 원탁이 등장한다고 합니다. 모두가 그 자리에 둘러앉고서야 싸움이 멈췄다죠. 왜일까요? 그곳에는 '높은 자리'가 없기 때문입니다. 모스는 말합니다. 우리도 원탁의 기사처럼 '공동의 부富'에 둘러앉아야 한다구요. 그럴 때 행복할 수 있다구요. 이처럼 모스는 행복을 '우리'와 연결시킵니다. 이 '우리'는 그야말로 '모두를 포함하는 우리'입니다. 우리는 행복이라는 단어를 떠올릴 때 '우리'를 떠올리지 않습니다. 행복은 '나'라는 개인과 연결되죠. 모스는 '나'라는 개인에서 '우리'로 시선을 돌릴 때 모두가 행복할 수 있다고 말하는 것 같아요. 그런 우리 사이에 흐르는 것은 호의와 존경이며 또한 부富, 노동, 지식, 향연 등 모든 것이 되겠죠. 

   목요일마다 같이 모여서 공부하는 이브밥상 팀을 생각해 보죠. 우리는 이미 서로의 존재를 선물로 받았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정말 열심히 주어야 해요. 나의 공부와 생각과 성실함을요. 우리 지난 시간에 얘기했었죠. 혼자서는 도저히 <증여론>을 읽지 못했을 거라구요. 함께 읽어서 끝까지 읽을 수 있었다구요. 우리 사이에서도 이미 증여가 일어나고 있고 선물이 오고 가고 있습니다. 관계 속에서 나를 생각하기, 아니 '내가 관계'임을 늘 생각하기. 잊지 맙시다요. ^^ 

  <증여론>은 앞으로 밥상세미나의 여정 속에서 계속 소환될 것이므로 일단 고이 모셔두고 그때마다 꺼내 봅시다. 모스의 결론도 계속 곱씹어 보구요. 우리 모두, '그래서 어쩌라는 거지?' 이런 생각이 들었잖아요? 그의 말이 참으로 애매합니다만, 그것을 해석하고 현실에서 구현하는 일은 이제 우리의 몫이니까 늘 생각 또 생각하면서 다른 텍스트를 읽어 나갑시다.  

   다음 주에는 미리 말씀드린대로 나카자와 신이치의 <사랑과 경제의 로고스>를 읽습니다. <증여론>과 <저주의 몫> 사이의 브레이크 타임이라고 할까요. 물론 나카자와 신이치의 글이 쉽다는 말은 아닙니다. <증여론>이 그의 문제의식 속에서 어떻게 변주되고 있는 지 보자는 거죠. <증여론> 읽기의 힌트를 얻자는 것! 재밌으니까 열심히 읽어 오세요. 

   날씨가 갑자기 추워졌습니다. 감기 조심들 하시고 목요일에 활기차게 만나요~~^^            

 

 

<12월 11일 세미나 공지>


읽을 텍스트:  <사랑과 경제의 로고스>(나카자와 신이치, 동아시아)

발            제:  효진

공 통 과 제: 발제자 빼고 모두~(A4 한 페이지 분량)

간          식: 연주

 

(그 다음 주는 조르주 바타이유의 <저주의 몫>을 두 번에 나누어서 읽을 에정입니다.)

 

 

  • 김덕순 2014.12.07 14:40
    이브의 밥상 후기나 공지 볼때마다... 넘 재밌어 보여요!!

    칫..
  • 영은 2014.12.07 14:51
    ㅋㅋㅋ 저 '칫'에 여러 감정이 느껴진다. ㅋㅋㅋ
  • 지윤 2014.12.11 23:39

    오늘도 알찬 세미나였읍니다~ 오기 전에는 항상 마음이 쫓기듯 하는데, 갈 때는 여유로워져요ㅎㅎ

  • 영은 2014.12.12 07:26

    밥상팀 팀웍이 좋아. 매주 재미져. ㅎㅎ ^^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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