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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明法品>까지 읽는 것으로 이번 학기 <대방광불화엄경>을 끝마쳤습니다. 

'비로자나불'이라는 말 자체가 낯설고 뜬금없게 느껴졌던 3월부터 지금 6월 중순까지

이해가 되든 안 되든 소리내어 읽기도 하고, 쓰기도 하면서 어쨌든 꾸준히 읽어왔네요. ㅎㅎ

특히 경전을 처음 읽으신 분들, 훌륭하십니다. ^^


이번주의 주제는 초발심(初發心)이었죠.

초발심은 초심을 말하는 거냐는 질문도 있었는데, 초발심은 초심이 아니라고 했습니다.

어떤 일이 잘 되지 않을 때 우린 '초심으로 돌아가자'라는 표현을 많이 쓰는데,

처음으로 돌아가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죠.

처음과 지금을 비교할 수도 없는 노릇이구요.

불교에서 말하는 '初'는 '최초의 순간'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 '매순간'을 의미합니다.

사진작가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이 말했던 '결정적 순간'도 내가 놓치고 있는 '매순간'이었다는 것.

불교에서도 세계는 찰나에 나고 찰나에 사라지므로, 매순간이 처음이자 끝이고, 

매순간이 결정적 순간이라고 가르쳐줍니다. 

나고 사라짐으로써 지속되는 세계. 찰나와 영원이 짝을 이루고 있는 이 아이러니한 세계.   

완수샘의 말씀대로  "一念卽是無量劫"의 세계에서는 '初'가 영원이 됩니다.   

그래서 부처가 되고자 하는 그 한 마음을 내는 순간이 

바로 깨달음의 순간(初發心是便正覺)이 될 수 있는 것이죠. 

매순간 깨닫고자 하는 마음을 내는 것. 그것이 바로 초발심인 것이죠.

<初發心功德品>에서는 무엇을 발심하는 것인지 구체적이고 자세히 설명해줍니다.


"이 보살이 일체 여래의 種姓을 끊지 않으려고 발심하며, 일체 세계에 가득하려고 발심하며, 일체 세계의 중생을 제도하여 해탈하게 하려고 발심하며, 일체 세계의 이룸과 무너짐을 모두 알려고 발심하며, 일체 중생의 때 묻고 깨끗함을 모두 알려고 발심하며, 일체 세계의 三有가 청정함을 모두 알려고 발심하며, 일체 중생의 欲樂과 번뇌와 습기를 모두 알려고 발심하며, 일체 중생의 모든 근성과 방편을 모두 알려고 발심하며, 일체 중생의 마음의 움직임을 모두 알려고 발심하며, 일체 중생의 삼세 지혜를 모두 알려고 발심하였느니라"

 

이걸 보면 자기 안에 여래의 종성이 있음을 깨닫고, 자기 안에 있는 부처의 눈으로 세상을 보기 위해 수행하고, 세상이 空함을 두려워하거나 슬퍼하지 않고, 원망하는 마음을 내지 않는 게 초발심이고, 깨달음인 것 같습니다. 

화엄경에서는 초발심을 내는 공덕이 얼마나 큰지 온갖 비유들로 가르쳐 주지요.  

그 한없이 큰 공덕을 되새기다보면 이런 질문이 나옵니다. 

현옥샘은 상에는 자신보다 남을 더 위하고, 스스로를 희생하며 남을 돌보면서 善業을 쌓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들의 공덕보다 초발심을 내는 공덕이 더 크다고 할 수 있을까, 라는 질문을 하셨는데요. 

수업시간에 나온 얘기로는, 이들의 희생과 사랑이 인간의 근본적 해방을 가져다 주지는 않는다고 했습니다. 

어찌보면 선업도 我에 대한 집착, 애착의 산물인 게 아닌가, 라는 질문을 던져주었죠.

선업으로 생을 반복하며 살아갈 것이냐, 空에 대한 근본적 이치까지 깨달을 것이냐. 

이 차이라는 것. 

그러나 범부들은 선업을 쌓으며 살지도 못한다는 것.

억겁동안 윤회하더라도 선업을 쌓을수만 있다면 기꺼이!  


어렵고도 심오한 화엄의 세계는 다음 학기에도 이어집니다. 


*다음 시간 부터 <에티카>를 다시 읽습니다. 

2부 정리 1-13까지 다시 읽고 공통과제를 써오시면 됩니다.


*간식은 만두쌤! 


-<불교개론 강의>(이기영) 책은 상권 9권 하권 1권 모두 받아왔습니다. 

우선 상권을 나눠드릴테니 다음 시간에 12,000원씩 준비해주세요.  

하권 책값은 제본 맡긴 후 말씀드리겠습니다. 

 

**지난 시간에는 이번학기 화엄경을 끝낸 기념으로 뒤풀이 시간을 가졌습니다.

얼굴에서 윤이 난다는 이유로 사업이 힘들다는 만두샘의 발언을 학인들 모두 믿지 않았었는데요.

뒤풀이 자리에서 상상할 수도 없는 액수, 은행과 융자의 세계에 대해 들으면서 만두샘이 진짜 힘드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지요. 이를 기념(?)하며 화이부동에 사진 몇 컷 올립니다. 만두샘 힘내세요! ^=^ 

  • 채운 2015.06.17 11:44

    그래서 우리가 알게 된 게, 만두샘이 진짜 힘드시다는 사실이었다고?? 아... 난 그 반대로 들었는데.. ㅋㅋ // 스피노자랑 화엄경을 나눠서 진행하는 문제, 각자에게 더 좋은 방식으로 생각해오시어요!

  • 반장 2015.06.17 11:46
    마음이 힘들다는 게 아니라, 사업이 힘들다는 거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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