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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손괴경(法損壞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존자 마하 가섭은 사위국 동쪽 공원에 있는 녹자모(鹿子母) 강당에 있었다. 그는 해질 무렵에 선정에서 깨어나, 부처님께서 계신 곳으로 찾아가 부처님 발에 머리 조아려 예배하고는 한쪽에 물러나 앉아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무슨 인연(因緣)으로 세존께서 과거에는 여러 성문(聲聞)들을 위해 계를 적게 제정하셨는데도 그 때의 비구들은 대부분 마음으로 즐겁게 여기며 배우고 익혔는데, 지금은 성문들을 위해 많은 계를 제정하셨는데도 모든 비구들이 즐겁게 여겨 익히고 배우는 이가 적은 것은 무슨 까닭입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렇다. 가섭아, 지금은 명탁(命濁번뇌탁(煩惱濁겁탁(劫濁중생탁(衆生濁견탁(見濁)으로 인하여 중생들의 착한 법이 퇴보하여 줄어들었기 때문에, 대사(大師 : 부처님 자신을 지칭하는 말)가 성문들을 위해 많은 계를 제정하였으나 즐겨 배우고 익히는 이가 적은 것이다. 가섭아, 비유하면 마치 겁()이 무너지려고 할 때가 되면 진짜 보물이 다 없어지지는 않았으나, 온갖 비슷한 가짜 보배가 세상에 나오나니, 가짜 보배가 세상에 나오면 진짜 보배는 곧 사라지고 만다. 이와 같이 가섭아, 여래의 바른 법이 사라지려고 할 때가 되면 비슷한 상법(像法)이 나오나니, 비슷한 상법이 세상에 나오면 바른 법은 곧 사라지게 되느니라.

  비유하면 큰 바다에서 많은 보배를 배에 가득 실으면 배가 곧 가라앉고 마는 것과 같다. 그러나 여래의 바른 법은 그렇지 않고 차츰차츰 사라진다. 여래의 바른 법은 지계(地界)에도 부서지지 않고, 수계(水界화계(火界풍계(風界)에도 부서지지 않는데, ……(내지)……나쁜 중생들이 세상에 나와, 온갖 악()을 즐겨 행하고 온갖 악을 행하려 하며, 또 온갖 악을 성취해 가지고 법 아닌 것을 법이라고 말하고 법을 법이 아니라고 하며, ()이 아닌 것을 율이라고 하고 정작 율은 율이 아니라고 하여, 비슷한 법의 글귀와 뜻이 불꽃처럼 성하면 여래의 바른 법은 여기서 사라지게 되느니라.

  가섭아, 다섯 가지 인연이 있어서 여래의 바른 법을 사라지게 하느니라.

  어떤 것이 그 다섯 가지인가? 만일 비구가 큰 스승님에 대해서 공경하거나 존중하지 않고 마음을 낮추어 공양하지도 않으면서 거기에 의지해 살아가고, 그의 법이나 학문이나 또는 가르침을 따르는 이나 깨끗한 행을 행하는 이, 즉 큰 스승님이 칭찬하는 사람들을 공경하거나 존중하지 않고 마음을 낮추어 공양하지도 않으면서 그것을 의지해 살아간다면 가섭아, 이것을 이른바 다섯 가지 인연으로 인하여 바른 법이 사라진다고 하는 것이니라.

  가섭아, 또 다섯 가지 인연이 있어 여래의 바른 법과 율을 사라지지 않게 하고 잊혀지지 않게 하며 물러나지 않게 한다.

  어떤 것이 그 다섯 가지인가? 만일 비구가 큰 스승님에 대하여 공경하고 존중하며, 마음을 낮추어 공양하면서 그것을 의지해 살아가고, 그의 법과 학문과 가르침을 따르는 이와 온갖 깨끗한 행[梵行]을 행하는 이들인, 즉 큰 스승님이 칭찬하고 찬양하는 사람들을 공경하고 존중하며, 마음을 낮추어 공양하면서 거기에 의지해 살아가는 것이다. 가섭아, 이것이 이른바 다섯 가지 인연이 있어서 여래의 법과 율을 사라지지 않게 하고 잊혀지지 않게 하며 물러나지 않게 한다는 것이니라.

 그러므로 가섭아, 마땅히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한다. '큰 스승님을 반드시 공경하고 존중하며 마음을 낮추어 공양하면서 의지해서 살아가자. 그리고 그 법과 학문과 가르침을 따르는 이와 깨끗한 행을 행하는 사람들인, 즉 큰 스승님께서 찬탄하시는 사람들을 공경하고 존중하며 마음을 낮추어 공양하면서 거기에 의지해 살리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존자 마하 가섭은 기뻐하고 따라 기뻐하면서 예배하고 떠나갔다.